미세먼지로 인해 제약사들은 활기를 띄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에 닷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일대가 미세먼지로 인해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미세먼지 대란' 고착화 되면서 관련 의약품 매출 급증세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눈, 코, 목 질환 등에 특화된 제품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자 관련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의 매출 곡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더 이상 봄철(환절기) 불청객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올해 1~2월 황사방역용마스크(보건용 마스크) 판매량이 급증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인 20억 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매출 자체는 크지 않지만 올해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보건용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동국제약의 경우 '황사방역용마스크'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 약국 등 오프라인에서만 마스크를 판매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홈쇼핑과 온라인에 입점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보령제약의 '용각산'도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용각산은 올해 1~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어났다. 2016년 60억원, 2017년 66억원에서 지난해 70억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연초부터 미세먼지까지 겹치며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용각산은 기관지 내부의 점액질 분비를 늘리고 섬모 운동을 활발하게 해 목을 상쾌하게 하는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2017년부터 마케팅 포인트를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한다'는 컨셉으로 바꾸고 특유의 한약 맛을 줄인 '용각산 쿨'을 선보이면서 '황사미세먼지용 아이템'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 매출이 크게 증가함에 이어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목. 코와 같은 호흡기와 눈 질환 등에 특화된 제품들도 주목받기 시작해 매출 곡선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국제약 '황사마스크', 보령제약 '용각산쿨', 동아제약 '아이봉', 유유제약 '피지오머' 제품 이미지 / 각사 제공 |
입·목과 같이 직접적으로 미세먼지와 접촉하는 '코' 관련 제품도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유유제약의 코 세척제 '피지오머'는 같은 기간 매출이 10% 정도 증가했다. 최근 미세먼지 발생 등 환경의 변화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동아제약은 지난 6일 코세척기 '네일메드 사이너스 린스(NeilMed SINUS RINSE)'를 국내에 새롭게 선보였다. 네일메드 사이너스 린스는 콧속의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의 오염물질을 씻어주는 비강 세척 의료기기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미세먼지, 황사 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비염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며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으로 오염된 콧속을 네일메드 사이너스 린스가 깨끗이 씻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 눈이 자극받으면서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인공눈물, 안구세정제 등도 인기다. 업계는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동아제약의 아이봉은 올해 1~2월 매출액이 지난해 1~2월 대비 30% 증가했다. 아이봉은 먼지, 땀, 콘택트렌즈, 화장품 사용 등으로 인해 생긴 눈 속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안구 세정제다.
동아제약 아이봉 역시 초반에는 눈 화장과 렌즈 등의 이유로 여성을 공략했지만,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해짐에 따라 남성 소비자층도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 보건용 마스크, 코세척기, 안구세정제 등이 주력제품은 아니지만 소비자 관심이 크고 이제는 매출이 연중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