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총 시즌 앞두고 기관 목소리 커지나[더팩트|이지선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나섰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까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계열 지주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지침이다. 투자 대상 회사와의 대화나 의결권 행사,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제안을 수행하도록 하는 자율규범을 뜻한다.
지난 2일 하나금융지주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방침을 내놨다. 하나금융의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주요 자회사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벤처스 등 5개 회사가 참여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고객들의 이익 향상과 투자대상기업의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도모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주사들 중 가장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지난해 3월부터 KB금융은 은행·증권·손보·생명·자산운용·인베스트먼트 등 6개 계열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에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지난 2017년 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다른 계열사에서는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지만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나 농협금융지주 또한 앞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논의할 전망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관 투자자로서 '책임투자'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금융지주사들은 이를 통해 수탁 자산 증대를 꾀하고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고객 자산의 효율적 관리'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연기금 등의 대형 자산 위탁 운용 등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금융사에게 가점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금융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위탁운용사가 투자일임재산에 속하는 주식 의결권을 위임받는것이 제한됐지만 이번달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돼 의결권도 위임할 수 있게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에 따르면 편매 89개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기업들도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더욱 많이 내놓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운용 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금융지주사들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표명하면서 앞으로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기관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권장하는 것도 있고 하니 앞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려는 금융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