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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서 위조 의심돼" 롯데상사, 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형사고발 검토
입력: 2019.03.06 11:10 / 수정: 2019.03.06 16:20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상사는 롯데피해자연합회 소속 김영미 가나안RPC 대표를 사문서 위조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더팩트 DB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상사는 롯데피해자연합회 소속 김영미 가나안RPC 대표를 사문서 위조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더팩트 DB

롯데상사, 사문서 위조로 가나안RPC 대표 형사고발 방침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롯데상사가 쌀 공장 설립 및 생산제품 매입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가나안RPC 대표를 대상으로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상사는 김영미 가나안RPC 대표를 사문서 위조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앞서 김영미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갑질피해자 한일 연대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농기계 생산업체인 가네코 대표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가네코는 가나안RPC에 농기계를 외상 판매한 업체다.

공개된 편지에는 롯데상사가 2004년 가나안RPC에게 쌀 공장 설립 및 생산제품 매입을 공문으로 제안했고, 이에 따라 가나안RPC가 공장을 설립했으나 이행되지 않아 200억 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롯데상사가 가네코에 농기계를 외상으로 가나안RPC에 판매하도록 요청했다는 점과 롯데상사 직원들이 업무협의를 위해 수차례 가네코를 방문했다는 점 등이 가네코 대표 명의로 작성돼 있었다.

롯데상사는 이 편지 자체가 위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롯데상사 관계자는 "편지 공개 후 법무법인을 통해 가네코 측에 편지의 진위를 확인한 결과 가네코 대표는 해당 편지를 작성하거나 보낸 사실이 없다고 했다"며 "오히려 지난해 11월쯤 김영미 가나안RPC 대표가 가네코 직원에게 본인 주장을 담은 편지 작성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상사는 2004년 공문은 '고품질 쌀 상품화 계획 및 공급물량 협의'라는 내용으로 가나안RPC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도 동일하게 발송된 공문이라고 주장하며 농기계 외상 판매 요청 및 업무협의 방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김영미 가나안RPC 대표가 피해를 지속 주장,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서 이 사안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흘러갔다.

갑질 피해 주장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던 롯데 측이 형사고발이라는 강수를 둔 이유는 롯데 본사 시위 등 롯데피해자연합회의 주장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만히 있기보다 '사실관계'를 따지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나온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는 롯데피해자연합회와의 갈등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최근 갈등이 커지고, 사문서 위조 의심 등의 정황까지 드러나자 더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가운데)과 롯데피해자연합회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일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 문제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추혜선 정의당 의원(가운데)과 롯데피해자연합회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일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 문제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롯데피해자연합회는 가나안RPC를 비롯해 아하엠텍·신화·성선청과·아리아·AK인터내셔널 등 중소기업 대표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각각 ▲추가 공사비 미지급(롯데건설) ▲육류 가격 인하 강요 및 물류비 전가(롯데마트) ▲일방적 수수료 인상 및 계약서 위조(롯데슈퍼) ▲계약 기간 만료 전 퇴점 요구(롯데백화점) ▲수원점 입점 요구 및 수원역 연결통로 미개통으로 인한 손해(롯데자산개발) 등의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롯데피해자연합회는 2017년 5월부터 롯데 계열사들의 갑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달라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 등을 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사업부문(BU)장, 계열사 대표 및 임원 등이 모이는 '2019 상반기 롯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 실시 당일인 1월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찾아가 갑질 피해자 구제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롯데피해자연합회는 이날 일본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오후 2시 30분 일본 롯데홀딩스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롯데피해자연합회와 추혜선 의원은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과의 면담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피해 상황을 놓고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롯데상사는 김영미 가나안RPC 대표가 핵심 증거로 제시한 가네코 대표 명의 편지에 대한 진위를 따진 결과, "편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는 가네코 측 입장을 확인했기에 엄정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상사는 김영미 대표가 주장한 합작투자 피해에 대해서도 채무부존재를 확인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조사와 법원 판단에 의해 사실 관계가 가려지는 상황에서 롯데피해자연합회의 주장 일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될 경우 자칫 이들을 돕고 있는 추혜선 의원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현재 추혜선 의원은 롯데상사가 가네코 대표 명의 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추혜선 의원은 '흔들림 없다'는 반응이다. 추혜선 의원은 "롯데상사가 문제 삼는 편지와 관련해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사문서 위조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형사고발하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상사의 이러한 움직임은 피해자들을 2번 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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