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 2000년 6월 22일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3개 항공사와 '스카이팀'을 창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 /대한항공 제공 |
조양호 회장 "'반백년' 대한항공, 글로벌 기업 만들겠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지구 25만4679바퀴, 지구에서 달까지 1만3400번 왕복하는 거리 101억8719만3280km.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13번 이상 비행기를 탄 것과 같은 7억1499만 명, 8t 트럭 506만7500대 분량인 4054만t.'
지난 1969년 조중훈 창업주가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이후 창립 50년을 맞은 대한항공이 세운 기록이다. 항공기 8대를 보유한 아시아의 작은 항공사로 출범한 대한항공이 박백년 세월을 지나 오늘날 44개국 124개 도시를 누비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는 45년 동안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걸어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974년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 첫발을 내디뎠을 당시 오일쇼크 여파에 따른 연료비 부담 등으로 미국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다수의 글로벌 항공사들은 잇달아 수백 수천여 명 규모의 감원 정책을 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원가를 줄이되 시설과 장비 가동률을 높이는 '역발상' 전략으로 오일쇼크 이후 항공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한 서아시아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1997~1998년 외환 위기 때에도 조 회장은 보잉737NG 주력 모델 보잉737-800 및 보잉737-900 기종 27대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며 보잉과 파트너십을 강화했고, 이는 향후 기단 확대 등 대한항공의 외형확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다진 식견을 바탕으로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 오늘날 대한항공이 신규 스카이팀 회원사들을 위해 업무 표준화와 기술 자문 등으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노력은 글로벌 항공사들과 조인트 벤처로 이어졌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2017년 6월 24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계약을 체결했다. |
단순한 항공동맹체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조 회장은 선제적으로 반독점면제(ATI) 권한을 취득, 지난해 5월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 벤처를 구성하는 데 성공하며 같은 해 대한항공의 견고한 실적 달성을 견인했다. 실제로 조인트 벤처 시행 이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 추진으로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한 이후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은 1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후 조 회장은 활동 영역을 체육계로 넓혀나갔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0년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고 공식 파트너 자격으로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조 회장은 1년 10개월여 동안 직접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맡아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대회 유치전 전면에 나섰다.
이 외에도 대한탁구협회장,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 탁구, 배구 실업팀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창단해 운영하는 등 스포츠 후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의 합리적인 경영 리더십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물류기업을 이끌어 온 조 회장의 노하우와 혜안을 토대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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