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옥동 차기 신한은행장, 젊은 국내 경험 극복·분위기 쇄신 '과제'[더팩트|이지선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가 이달 말로 행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진 내정자는 일본에서 19년간 경영능력을 쌓았지만 그만큼 국내 경험은 짧다. 이에 따라 진 내정자가 국내 영업환경에 적응하고 신한은행 내부 조직을 다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가 행장 취임을 앞두고 인수인계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진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행장 내정자로 확정된 이후 오는 26일 신한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은행장으로 정식 선임된다. 다만 임기는 2020년 말까지로 종전 은행장 임기보다 3개월 줄었다. 이는 부사장·부행장 등 임원급 임기와 시점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오는 2020년 12월 말 임원들과 함께 행장 임기도 종료된다.
진옥동 내정자는 내정 이후부터 취임 전까지 위성호 신한은행장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꽤 오랜 기간 받았다. 행장과 행장 내정자는 사내 행사나 사회공헌활동 등에 함께 참여하는 한편 같은 층에서 근무하면서 업무 보고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다소 긴 인수인계 기간을 둔 것에 대해 진 내정자가 국내 경력이 짧다는 점을 고려해 적응 기간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위 행장은 지난해 새 행장 내정자 선임 직후 "업무 인수인계에 오래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진옥동 내정자는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1997년부터 오사카지점 이동한 뒤 일본에서 쭉 경력을 쌓았다. 이후 일본 SBJ 법인을 고속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고속승진'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재일교포 주주들과 신뢰를 탄탄하게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옥동 내정자가 취임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로 꼽히는 것은 내부 조직을 다잡는 일이다. 신한은행이 '남산 3억 원사건'이나 '신한 사태', 채용 비리 등으로 어수선했던 만큼 일련의 사건들에서 벗어나 있는 진 내정자가 나서서 분위기를 쇄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장기적 과제를 이어가는 한편 새로운 '비전'을 발굴해야 한다. 위 행장은 취임 기간 동안 모바일 앱 통합과 디지털 전환,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이를 통한 성과도 이뤄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다시 1등 은행을 되찾은 만큼 진 내정자의 어깨도 다소 무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내정자가 '글로벌 통'으로 꼽히는 만큼 해외 영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19년간 해외에서 업력을 쌓은 만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영업 확대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는 26일 주주총회 이후 임기가 시작되면 향후 전략 등을 발표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서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에서도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 내정자는 일본에서의 오랜 경영 경력으로 신한 특유의 조직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국내 영업 경력이 짧다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새 행장이 내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함은 물론 실질적인 성과도 내야 하는 상황이라 업계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