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대장주' 지노믹트리가 오는 27일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이전상장 준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노믹트리 제공 |
美 진출 가속화 예고…IPO시장 온기 불어넣을까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코넥스 시가총액 2위이자 체외 암 조기진단업체인 지노믹트리가 이달 말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할 예정이다. '큰 물' 코스닥시장 입성으로 사업 다각화에 이어 미국 진출에도 속도가 더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노믹트리가 오는 27일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오는 11~12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18~19일 양일간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공모주식수는 400만주이고 희망공모가밴드는 1만7000원~2만5000원, 공모액은 680억 원~1000억 원이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지노믹트리는 지난 2000년 벤처기업으로 설립, 2016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대장·방광·폐암 등 암 조기진단기술을 이용한 제품 개발 및 검사서비스 등이 핵심사업이다. 회사는 검체 전(前)처리와 DNA 추출, 바이설파이트(Bisulfite) 처리, 결과 분석까지 가능한 암 조기진단 검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얼리텍(EarlyTect) 시리즈 가운데 대장암 조기진단용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3등급 제조허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체외 암 조기진단 자체는 아직 초기시장에 속하지만 고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장암 체외 조기진단 기술을 확보한 지노믹트리의 코스닥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노믹트리는 현재 미국 진출을 위한 자회사 설립 등을 준비 중이며 폐암이나 방광암 조기진단용 제품도 국내 식약처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전세계 암 진단키드 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식약처로부터 제조 허가를 획득하고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지금 시점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최적기라 판단했다"며 "공모 자금은 미국 FDA 허가 목적의 임상시험, 국내 영업과 마케팅 활동 강화, 연구개발, 시설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노믹트리의 유일한 경쟁사는 미국의 이그잭트 사이언스(Exact Sciences)다. 이그잭트 제품은 10개의 바이오마커를 검사하고 지노믹트리 제품은 한 개의 마커만 검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마커 수를 크게 줄이면서 가격경쟁력과 검사 편의성을 높였다.
5일 금융투자업계는 미국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내세우는 지노믹트리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은 물론 상반기 기업공개(IPO)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노믹트리는 다수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왔다. 가장 먼저 지노믹트리에 투자한 곳은 산은캐피탈로, 2005년 1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재 15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이 임박하자 거래가격이 급증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지분가치도 높아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만6000원대에 거래되던 지노믹트리의 코넥스 주가는 3만2350원(4일 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이에 현재까지 엑시트 없이 주주 지위를 이어온 산은캐피탈의 주식 가치는 485억 원으로 48배 이상 올랐다.
한편 IB업계에서는 올해 차별되는 기술을 갖고 있는 바이오 업체들의 성장성 특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지노믹트리가 빠르게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 상반기 IPO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의 IPO가 대기 중"이라며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 섹터의 시가총액 비중이 확대될 것이며 유망한 투자처가 늘어남에 따라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상장된 바이오 업체들은 모두 25개로 이들 업체들의 시가총액(공모가 기준)의 합산은 5조2000억 원 규모다. 25개 기업 중 15개가 기술특례 상장업체였다"면서 "올해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시도하는 업체들이 많이 눈에 띈다. 현재까지 파악된 올해 상장예정 종목들도 26개로 그 수가 전년 못지않다"고 덧붙였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이그잭트 사이언스보다 진출시점은 늦지만 바이오마커의 정확도 및 가격경쟁력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빠른 점유율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 상단인 2만5000원보다 프리미엄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대어로 불리던 툴젠의 이전상장이 좌절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노믹트리로 이동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대장암 진단기기를 통한 매출 실현과 코스닥 상장으로 기업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