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통령' 김기문 신임 회장 출발부터 불안…해결 과제 산적
  • 정소양 기자
  • 입력: 2019.03.01 06:01 / 수정: 2019.03.01 06:01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가운데 결선 투표에서 최고 득표로 당선된 김기문 신임 회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임영무 기자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가운데 결선 투표에서 최고 득표로 당선된 김기문 신임 회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임영무 기자

중기중앙회 김기문 신임 회장, 각종 의혹들 털어내고 순항 가능할까[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중기중앙회 새 회장에 선출됐다. 이른바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경쟁 후보들을 제치고 당선의 기쁨도 잠시 김기문 신임 회장은 중기중앙회가 당면한 과제와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풀어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김기문 신임 회장은 지난달 28일 당선을 확정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가장 어려운 경제상황에 처해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한 번 더 생각해서 정부에 건의하고 정책으로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제57회 중기중앙회 정기총회'를 열고 26대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그 결과 김기문 신임 회장은 이재한 후보(한용산업 대표)와 주대철 후보(세진텔레시스 대표), 이재광 후보(광명전기 대표), 원재희 후보(프럼파스트 대표) 등 4명의 후보와 경합한 끝에 26대 중기중앙회장에 선출됐다. 김 회장은 앞으로 2023년 2월까지 전국 '35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통령'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먼저, 김기문 신임 회장 앞에는 중소기업이 당면한 시급한 과제들이 쌓여있다. 최근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급진적인 노동정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만큼, 김 신임 회장이 정부와 국회 등을 상대로 과거 어느 회장보다도 강한 '쓴소리'를 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날 중기중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기문 당선자가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 옆에는 박성택 전임 회장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임영무 기자
이날 중기중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기문 당선자가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 옆에는 박성택 전임 회장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임영무 기자

김기문 신임 회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은 '노동문제'다. 노동 현안에 대해서는 후보들 간에 차별점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소기업인들의 요구사항이 명확했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근로시간과 탄력근로제 등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였다. 김 신임 회장도 후보 시절 "탄력근무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하겠다"고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최근 한반도 평화체제가 가시화되면서 '남북경협'도 신임회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국제정세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경협이 본격화되면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협동조합 공동사업과 단체 수의계약 문제도 몇 년째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현행 공정거래법 때문에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은 '담합'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정부와의 협상이 필수적이다. 김기문 신임 회장 역시 "특단의 대책을 한 번 더 생각해서 정부에 건의하고 정책으로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에 대해 중소기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더팩트 DB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에 대해 중소기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더팩트 DB

또한 김 신임 회장은 선거전으로 인해 분열된 중기중앙회 내부 조직들을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26대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는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결선 투표에서는 59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재한 후보를 제쳤다.

이와 관련해 김기문 신임 회장은 "이번 선거는 굉장히 치열했다"며 "어떤 면에서도, 제가 화합을 하는 쪽으로 중소기업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전했다. 또한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는 정권을 뺏고 뺏기는 게 아닌 단지 회장을 뽑는 선거"라며 "중소기업을 하나로 모아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잘 살 수 있는, 같이 화합해서 하나로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기문 신임 회장 측근들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은 향후 결과에 따라 '중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또한 선거운동 과정에서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도 제기된 바 있어 당분간 후유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신임 회장은 "모르는 일이다"면서 "수사 중인 사안으로 곧 밝혀질 것"이라고 사실상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김기문 신임 회장은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를 창업해 시계, 주얼리, 화장품 등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으로 키운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충북 괴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으며 1982년 솔로몬시계공업사에 입사한 뒤 1988년 ㈜로만손을 설립했다.

2007년부터 8년간 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연임했고 이번이 세 번째 임기다.

js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