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한국은행 삼성본관 17층 회의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1.7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더팩트DB |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동결 '지속'
[더팩트ㅣ태평로=이지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8일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삼성본관 17층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도 0.75%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둔화 우려 및 유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비자 물가 오름세는 0%대 후반대로 둔화되면서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아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내경제 성장흐름은 지난 1월 전망경로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겠지만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도 안정된 상황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으며,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도 좁은 범위 내에서 증락했다"며 "가계대출도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고 주택가격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국내 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 상승압력이 높지 않아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회의를 준비하는 모습. /중구=이지선 기자 |
앞서 시장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6일 발표한 3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채권시장 전문가 100%가 2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 것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예측에 힘을 실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하며 "경제상황을 지켜봐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표방했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당분간 보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기에는 불충분한 대내외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올해 금통위가 누적된 금융불균형 해소와 금융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만큼 경기 및 물가 하방 압력에 의해 추가적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준금리 동결 전망은 2분기에 이어 올해 말까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