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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원사격 받은 두산건설, 부실 털고 비상할 수 있을까
입력: 2019.02.28 06:00 / 수정: 2019.02.28 08:54
두산건설의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은 6084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두산건설에 3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두산건설 본사 전경. /더팩트 DB
두산건설의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은 6084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두산건설에 3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두산건설 본사 전경. /더팩트 DB

증권가 "유상증자로 재무·수익구조 긍정적"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두산그룹의 '미운오리'로 전락한 두산건설이 올해는 '백조'로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건설은 최근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다. 부실을 털고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자기자본 대비 35%에 해당하는 3390억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이에 5517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521억 원 영업적자를 냈다.

두산건설의 손상차손 가운데 장기대여금 규모는 3226억 원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고 미청구공사 금액 74억 원, 미수금 42억 원, 단기대여금 39억 원 등이다.

두산건설의 지분 75.8%를 보유한 두산중공업은 6084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두산건설에 3000억 원을 수혈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에는 그룹 지주사인 ㈜두산도 1500억 원 이상 참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산건설의 경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준공한 '일산위브더제니스'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결정적이다. '일산위브더제니스'는 지하 5층~지상 최고 59층 8개동 전용면적 기준 59~170㎡로 구성돼 단일단지 기준으로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주목을 받았다. 입주 당시 2700세대 가운데 700여 세대만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금까지 미분양이 이어져 왔다.

규모가 큰 만큼 손실도 컸다. 두산건설은 미분양 여파로 지난해 당기순손실 5518억 원을 기록했고 지분법에 따라 두산중공업도 4217억 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10위권이었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 17위까지 추락했다.

두산건설은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부실을 털고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건설은 "이번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대형 주택사업의 잠재적 부실을 완전히 해소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진행하는 사업에 부담을 덜고 새출발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현재 두산건설의 남아 있는 미수채권은 1조1000억 원가량이다. 증자로 유입된 3000억 원을 차입금 갚는데 쓰면 연간 이자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올해 영업이익은 1000억 원 정도 예상되고 있는데 이자비용과 감가상각비를 차감하더라도 200억 원가량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선제적 비용 반영과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재무구조에 이어 수익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2016년 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10여 년간 두산건설에서 근무했다. /두산 제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2016년 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10여 년간 두산건설에서 근무했다. /두산 제공

◆한때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던 두산인프라코어, 지금은 핵심 계열사로

두산그룹 지배회사인 ㈜두산은 두산중공업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재무여력 감소와 자회사의 신용등급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것을 놓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10여 년간 두산건설에서 일했다. 두산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경험을 쌓아온 만큼 인연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박정원 회장이 여전히 두산건설 회장직을 내려놓지 않는 것도 건설부문을 안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때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재도약했던 것처럼 두산은 두산건설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 전신인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고 2년 뒤 세계 최대 소형 건설기계사인 밥캣을 사들였다. 하지만 두 회사는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두산밥캣은 해외 건설경기가 움츠러들면서 미국 생산공장 한 곳의 문을 닫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건설경기 침체와 경쟁업체의 저가 공세로 성장이 멈췄고 결국 2015년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 사업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현지 경쟁사들보다 기술력에 앞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수혜를 입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8481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7조7301억 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중 두산밥캣이 3조942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두산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뚝심있는 경영으로 그룹의 주력 회사로 키워냈다"며 "두산건설도 위기 뒤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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