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26일 이사회…이재용 부회장 불참 무게[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 달 말 개최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를 열어 주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이사회에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올해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투표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지난해보다 더 크다는 관측에서 나오는 관심이다. 다만 아직 나오지 않은 상고심 결과 등을 이유로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하진 않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연다. 이사회를 통해 ▲실적 승인 ▲신임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조정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논의하고 정기 주총 소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사회 참석 대상은 의장인 이상훈 사장과 사내이사 겸 등기 임원인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사외이사 6명 등 모두 11명이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이사회 참석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삼성의 총수가 된 만큼 책임경영 차원의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하는 것이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석방 후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해 새로운 사내·사외이사들과 상견례를 가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이사회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출장 등으로 경영 활동을 시작했지만, 외부에 노출되는 공식 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였다. 올해 이사회 참석에 무게를 두는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회사를 대표하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참석하는 게 일반적인 행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국내외에서 광폭 행보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세 차례 만난 것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 해외 인사와도 적극적으로 만나며 사업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사업장을 챙기면서도 중국·아랍에미리트(UAE) 등 출장길에 올라 경영 보폭을 넓혔다. 이날도 방한 후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왕세제를 직접 안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2주 전 UAE 출장 당시에도 모하메드 왕세제와 만나 양국 간 IT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활발한 경영 활동과 별개로 이번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운신의 폭이 넓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를 고려해 회사의 의사 결정과 관련된 움직임에는 다소 신중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 여부에도 주목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임기 연장을 위해서는 주총에서 재선임을 논의해야 하는 만큼 이번 정기 주총에서 관련 안건이 다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마찬가지로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등 활발한 경영을 펼치는 점 등이 이사 재선임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꼽혔다.
재선임 절차 역시 상고심 결정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다. 판결 전 사내이사 재선임 이슈를 공론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재선임 안건은 상고심 결과 이후 임시 주총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주총에서는 삼성의 새로운 주주 친화 정책 등과 관련된 내용이 이슈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