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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웃고' vs KB운용 '울고'…지난해 실적 양극화 '뚜렷'
입력: 2019.02.25 11:24 / 수정: 2019.02.25 11:24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위)이 실적 선방으로 업계 2위에 새롭게 올라선 가운데, KB자산운용은 실적 급감으로 한 계단 밀린 3위에 그쳤다. /더팩트 DB·KB자산운용 제공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위)이 실적 선방으로 업계 2위에 새롭게 올라선 가운데, KB자산운용은 실적 급감으로 한 계단 밀린 3위에 그쳤다. /더팩트 DB·KB자산운용 제공

엇갈린 지난해 순이익…운용사 '빅3' 재편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운용자산이 20조 원이 넘는 대형 자산운용사가 지난해 실적을 두고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운용자산(AUM)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40% 가까이 증가한 곳이 있는 반면에 역 기저효과로 실적이 급감한 곳도 존재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473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9% 개선된 실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의 순이익은 4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9% 급감했다.

삼성자산운용의 AUM은 주요 대형 운용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AUM은 232조 원으로 1년 사이 6% 이상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보다 순위가 두 계단 상승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운용자산 규모가 연기금을 중심으로 1년 만에 13조7000여 억 원이 늘어나면서 운용보수가 확대됐다. 또 민간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 신규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보이며 분사에 따른 부담을 떨쳐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삼성자산운용의 선방으로 KB자산운용이 한 계단 밀려났다. KB자산운용의 지난해 AUM은 전년 대비 약 3% 감소한 52조7000억 원이었다. 영업수익은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운용보수가 감소했다.

게다가 사옥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인력 충원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KB자산운용은 OCIO와 해외부동산운용본부 등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인재 영입에 집중했다. 이로써 전체 인력이 2017년 말 224명에서 지난해 말 255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펀드 시장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주요 자산운용사 10곳의 순이익은 279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3247억 원) 대비 14.1% 감소한 수준이다. 녹록지 않은 업황으로 업계는 새로운 '빅3'(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 체재로 재편됐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던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최대 실적 경신에 실패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직전 연도보다 순이익이 40.8% 감소한 226억 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펀드 운용 실적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고정 비용 지출 증가로 3위에서 5위까지 두 계단 후퇴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업계 1위를 기록했으나, 증시 부진 등의 요인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40%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업계 1위를 기록했으나, 증시 부진 등의 요인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40%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며 13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하지만 실적 감소는 역시 피하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6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1% 감소했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순이익이다.

2017년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역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 시 발생한 염차차익매수 중 미래에셋운용의 지분율에 따라 지분법 이익이 380억 원 반영된 바 있다. 또 하반기 해외 법인 마이너스 성장도 발목을 잡았다.

업계 '3강 구도'가 새롭게 구축됐지만 1·2위 간의 순이익 차이가 176억 원까지 좁혀지면서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실적은 약 40% 증가한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비슷한 규모로 급감했기에 더욱 그렇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미중 무역협상 등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증시가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 밖에 다른 요인들도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했겠지만 대부분의 주요 운용사들이 수수료 수익이 저조해 실적 방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 세계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 같은 패시브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고, 이미 국내 공모펀드 시장도 액티브펀드에서 패시브펀드로 빠르게 자금이 옮겨 가는 만큼 이 부문이 특화된 운용사들이 (지난해) 실적 반등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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