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 보석'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파기환송심서 징역 3년 실형[더팩트ㅣ서울고법=이성락 기자]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호진 전 회장은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음주·흡연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황제 보석'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2차 파기환송심 선고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대기업 오너가 200억 원대 횡령·배임을 한 것과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호진 전 회장이 피해액을 모두 변제한 사정은 인정되지만, 집행유예를 한다면 고질적인 재벌의 횡령·배임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앞선 파기환송심에서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후 피고인만 항소했기에 그보다 양형을 높게 할 수는 없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이호진 전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6억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호진 전 회장이 포탈 세액 7억 원 상당을 국고에 반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호진 전 회장은 400억 원대 횡령·배임과 9억 원대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지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1심과 2심에서는 징역 4년 6개월이 선고됐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횡령 액수를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냈고 2017년 서울고법은 이호진 전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 원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또다시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날 재판은 이호진 전 회장의 2번째 파기환송심 선고였다. 앞서 검찰은 "장기간 회삿돈을 조직적으로 빼돌려 재산증식에 악용한 재벌 비리"라며 이호진 전 회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4월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구속 집행 정지 결정을 받고, 이듬해 보석 결정까지 얻어내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대법원 판결 이후 음주·흡연을 하고 떡볶이를 먹으러 시내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황제 보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법원은 '황제 보석' 논란이 일자 지난해 12월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했다. 이후 이호진 전 회장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날 선고 결과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호진 전 회장은 그가 수감된 기간을 뺀 2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생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