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자산운용·선물, 오는 18일 예비입찰…우리금융 '러브콜'[더팩트ㅣ지예은 기자]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예비입찰 마감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달 중견 자산운용사 M&A 시장에서 하이자산운용이 첫 매물로 나오면서 금융사들의 인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매각에 나선 DGB금융지주가 지난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포했다.
또 DGB금융지주는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신청받은 후 2~3곳을 대상으로 쇼트 리스트(적격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후보군을 대상으로 실사와 예비입찰을 거쳐 3분기 내로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에 대한 경영권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DGB금융지주와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상당수 있다. 하지만 M&A 절차상 컨피덴셜(대외비) 유지가 기본이라 정확히 몇 곳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밝히기 어렵다"면서 "매각 경쟁 구도는 무난히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DGB금융지주에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지분율 94.42%)다. DGB금융지주는 현재로서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을 패키지로 매각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분리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예상 가격은 12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키움증권, 호주계 맥쿼리 등이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진행된 지주 출범식에서 "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곳부터 M&A를 시작하겠다"며 "비은행 부문을 확대해 2~3년 내 1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하이자산운용) 인수를 위해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다. 투자설명서도 받아봤다"면서 "지주사로 전환되고 나서 내부적으로도 자산운용사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다만 예비입찰 참여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키움증권은 대체투자 부문 확대 전략을 위해 하이자산운용 인수를 검토 중이다. 키움증권은 2014년 우리은행 계열사였던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해 현 키움투자자산운용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두 회사 모두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다만 예비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신한금융지주도 하이자산운용을 지주 라인업에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지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업계 입지를 생각해봤을 때 예비입찰 '불참' 쪽으로 입장이 기울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공개한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운용자산(AUM) 순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업계 1위로 242조635억 원을 운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110조1984억 원), 한화자산운용(95조3742억 원), KB자산운용(55조1379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53조5636억 원을 운용하며 5위를 기록했다. 현재 매각 추진 중인 하이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11조1448억 원이었다. 이 밖에 다른 매각 대상에 오른 동양자산운용은 19조8950억 원, ABL글로벌자산운용은 8조1684억 원을 운용했다.
신한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투자설명서를 수령했고 지주에서 검토하고 있다. 향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운용사 M&A 매물 등을 감안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운용자산 순위가 업계 5위 정도이기에 하이자산운용를 인수한다고 해서 '빅3'로 부상할 것도 아니라 고민이 많다. 아마 이번 건에 있어서 인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단언하기도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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