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 신선도 잡아야 고객 잡는다[더팩트 | 김서원 인턴기자] 한때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유통망의 독점물로 여겨졌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식품 신선도와 품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당일배송 등으로 식품을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고객에게 배달할 뿐더러, '100% 환불 보장' 마케팅 등으로 신선식품의 맛과 품질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확보하며 관련 시장 확대에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두 자릿수 고공 성장중이다. 지난해 6월 온라인을 통한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2085억 원으로, 2017년 동기 대비 20.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농·축·수산물 규모는 연간 2조 원에 육박한다.
업계는 신선식품의 경우 구매빈도도 높고 소비패턴 변화가 크지 않아 충성고객 확보에 용이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선식품 시장은 22조7000억 원에 달한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0.2% 성장한 것이다. 올해 시장 전망은 더 밝다.
이에 온라인 유통업체는 신선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벽 배송'을 내세웠다. 지난 2015년 론칭한 '마켓컬리'는 현재 온라인 신선식품 업계 1위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기·야채·생선 등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을 시작하면서 마켓컬리 가치가 크게 뛰었다. 지난해 매출 530억 원을 기록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2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은 유료 회원인 로켓와우클럽 가입 고객에 한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정 전까지 주문시 다음 날 아침 7시 이전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 한해서는 당일 배송도 진행한다. 이에 로켓와우클럽 회원 수는 지난해 말 1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여세를 몰아 로켓프레시 배송 대상 지역을 부산·대구 지역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신선도 문제는 온라인 채널로의 소비층 이전을 제한하는 걸림돌로 여겨진다. 신선식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의 76%는 가격보다 품질을 더 고려하는 경향 때문이다.
오픈서베이가 국내 거주 20~49세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구매 비경험자 중 72.4%가 온라인에서 식료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식료품의 신선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을 꼽았다. 배송 중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 특성상 온라인 식품의 신선도를 가장 해결돼야 할 지점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신선도와 품질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신선식품 카테고리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신선식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으로 이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부터 시작한 '국민가격' 프로젝트의 대표 품목은 신선식품이다. 이마트는 육류, 수산물, 과일 등 신선 먹거리 위주로 매주마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신선식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당도·신품종·차별화 농법 등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된 '황금당도' 과일 6종을 출시하며 신선식품 수요 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황금당도' 과일은 일반 과일보다 당도가 평균 20% 이상 높은 상품으로 엄선된 것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출시된 과일 6종을 포함해 올해 20여 종의 국내·수입산 과일을 확보해 제품 다양성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