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서 치매를 주로 보장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치매 관련 상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더팩트 DB |
간편가입 확대·특약 출시로 고객 유치 '골몰'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보험업계가 치매나 관련 간병비 등을 보장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중증부터 경증까지 보장범위를 확대하거나 유병자나 고령자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치매보험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대형사들도 치매보험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고령화 등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환자수는 75만 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2030년 137만 명, 오는 2040년 218만 명까지 치매 환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보장 범위를 확대한 상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기존 치매보험들이 주로 중증 치매나 관련 간병비를 주로 보장하는 상품이었다면 경증도 치매 진단에 대해서도 보장을 해주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오렌지라이프는 11일 치매 단계별로 진단금을 달리 지급하는 치매간병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경증 치매부터 진단 급여금을 지급하고, 중증 치매로 최종 확정 진단을 받으면 간병 생활자금도 추가로 지급한다. 중증도 치매상태부터는 업계 최초로 보험료 납입도 면제해주기로 했다.
지난달 생명보험업계 1·2위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보장범위를 확대한 치매 간병 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생명은 비갱신형 치매 단독상품을 출시했다. 경도치매부터 중증도 치매 진단까지 진단금을 달리 지급하고 간병자금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또한 특약을 통해 다른 질환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도 지난달 21일 간병보험형태로 장기요양상태와 치매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정기적으로 간병을 보장하되 치매 뿐 아니라 관절염이나 뇌졸중 등의 일상생활일 불가능한 요양상태도 보장한다. 특약을 통해 경증도 치매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치매보험 관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사들은 간편가입을 늘리고, 보장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당경쟁에 따라 여러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팩트 DB |
손해보험업계는 이보다 한발 빠르게 치매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치매 병력이 없는 경우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고객 저변 확대에 나섰다.
DB손해보험은 보험소외계층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보장영역을 발굴하기 위해 가입 연령을 늘린 치매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축소된 질문서를 통해 고령자와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지난 7일 간병치매보험과 관련한 장기간병요양진단비와 관련한 배타적 사용권을 취득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달 14일 경증부터 중증까지 보장하면서 유병자도 가입 가능한 치매 전용 상품을 출시했다. 가입 시기도 25세부터로 큰 폭 확대했으며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런 경쟁적인 보장 범위 확대가 추후 민원 발생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치매의 경중을 판단하는 것과 관련해서 아직 통계치가 미비해 리스크 측정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민원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한 과당경쟁에 따라 손해율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 연령을 크게 확대하면서 고령층이 가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병력 사항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아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다. 뿐만아니라 치매환자 급증세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병의 중경을 판단하는 것은 진단의사에 따라 다를 수 있어 관련 어려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뿐만 아니라 최근 간편가입도 늘어나면서 고령자들에 대한 병력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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