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지난해에도 3조 원대 수익을 올리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과 허인 국민은행장의 호흡에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회장·행장 분리 이후에도 안정적 수익 기록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KB금융지주가 2년 연속 3조 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KB국민은행까지 함께 이끌던 2017년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에도 좋은 실적을 올리면서 두 수장간 '호흡'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KB금융은 지난해 3조68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425억 원(7.3%) 감소한 수준이지만 희망퇴직 등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하고는 2.2% 증가한 실적으로 무난히 '3조 클럽'에 드는 데 성공했다.
KB금융 지주 내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도 호실적을 내며 지주사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지난해 2조224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2.27% 오른 실적을 거뒀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 간 호흡이 잘 맞은 덕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지난 2014년 이후 3년만에 다시 시행한 분리경영이지만 체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취임한 허인 행장은 '영업통'의 기질을 살리면서 기관영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나가는 한편 기업 문화를 새롭게 바꿔나가고 있다. 허 행장은 회의나 보고 절차를 줄이고 오는 5월부터는 여직원 유니폼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허 행장 특유의 유연한 리더십이 빛을 보고 있다는 대내외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다소 부진했지만 은행이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 호실적세를 유지했다. /더팩트 DB |
특히 허인 행장 주도하에 내실을 다지면서 국민은행은 지주사 실적에 큰 기여를 했다. KB손해보험, KB증권 등의 여타 자회사들이 업황 악화에 따라 다소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무난히 3조 원대 수익을 낸 데에는 은행이 꾸준한 실적을 거둔 덕이 컸다는 해석이다. 국민은행은 안정적인 여신 확대로 건전성 및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면서도 호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런 한편 윤종규 회장은 '외형'확대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옛 현대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017년 최초로 연간 순이익 3조 원을 넘기며 리딩뱅크 자리를 확보한 이후에도 계열사 시너지 모색과 글로벌 사업 강화 등을 꾸준히 이끌어나가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직접 해외 기업공개(IR)에 참석하면서 계열사 전반을 챙기고 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해외 자회사 개소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KB자산운용의 상해 현지법인 설립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넘보는 만큼 윤 회장도 적극적인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금융지주 차원에서 '디지털'의 중요성을 내세우면서 조직도 개편했다. 이례적으로 허인 행장에게 지주 디지털 부문장직을 겸임하게 하면서 그룹 차원의 추진과제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간혹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에서는 은행의 수익과 규모가 막대한 만큼 지주 회장과 행장 사이 알력다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둘이 호흡을 척척 잘 맞춘다면 시너지도 더 폭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금융지주사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힘쓰는 만큼 지주와 은행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