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친환경차·SUV' 삼성·현대차 핵심 분야 변모 중인 '비주류'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9.02.08 12:53 / 수정: 2019.02.08 12:5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팩트 DB

삼성 '비메모리' 현대차 '친환경차·SUV' 신성장 활로 개척 '속도'[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와 완성차 등 주력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큰 틀'의 경영 원칙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미래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육성 계획을 내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한 '집중 육성·투자' 의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같은 달 4일에는 기흥사업장을 찾아 DS부문 및 디스플레이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장용 반도체와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예고한 데는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시장 전반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수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전날(7일) 발표한 '2018년 글로벌 반도체 고객업체 톱10 명단'에서 삼성전자는 9.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기록한 매출 규모만 86조29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업계 2위 인텔과 비교해 7조 원가량 많은 수치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메모리칩의 가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확산한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모두 1년 새 20~30% 이상 줄었다.

회사 반도체 매출의 80% 이상,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켜진 '비상등'은 삼성으로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7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에도 못 미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비메모리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삼성전자의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탄력이 붙을 것이다"며 "최근 정부에서도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역시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새로운 사업 구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잇달아 만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 대한 통 큰 투자 계획을 제시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잇달아 만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 대한 '통 큰' 투자 계획을 제시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차 역시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체질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가 미래 대응을 위해 '공들이기'에 나선 분야는 크게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잇달아 만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 대한 '통 큰'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수소차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모두 7조6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50만 대 규모의 친환경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이다.

친환경차 시장은 최근 몇 년새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친환경차 누적 대수는 46만1733대다. 이는 전년(33만9134대) 대비 36%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는 현대차의 판매실적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 모델 '그랜저'의 경우 지난해 국내서 판매된 11만3101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2만4568대가 팔리며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SUV 개발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도 확고하다. 최근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최초 SUV 'GV80'에 이르기까지 현대차의 신차 플랜의 초점은 단연 SUV에 맞춰져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코나EV'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 SUV 모델을 전면에 내새우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엔트리급 모델을 출시해 '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제네시스 역시 차례로 SUV 라인업을 보강해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가솔린 세단'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80%에서 지난해 53%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반면, SUV는 지난 2012년 25만여 대에서 지난해 52만 대로 두 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가 SUV 개발에 집중하는 것 역시 전 세계적으로 SUV를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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