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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회생절차에도 인수설만 무성 '곤욕'
입력: 2019.02.07 13:48 / 수정: 2019.02.07 16:07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무성한 인수 소문에 고심이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 제공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무성한 인수 소문에 고심이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 제공

산은 등 채권단, 수빅조선소 경영난에 회생절차 신청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현지 채무 4억 달러(4496억 원)를 갚지 못해 필리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잇따른 인수설이 돌고 있지만, 인수 의향을 보인 업체는 나오지 않아 곤욕을 겪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_PHIL)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무성한 소문만 나올 뿐 인수자가 나오지 않자 지난달 필리핀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2006년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만 경제자유구역내 건립한 조선소이지만 그간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빅조선소는 2015년 31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조선업 불황 이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2016년 1820억 원, 2017년 233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는 601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수주량도 급감했다. 2016년 유조선 2척 수주에 그치며 불황을 예고하더니 2017년 4척, 지난해 6척에 그쳤다. 수주잔량도 주력 상선인 컨테이너선 4척을 포함해 총 10척이 전부다.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 건립 당시 "원가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필리핀 수빅만에 조선소를 건립해 동남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조선업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한진중공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부터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인수할 기업을 찾기로 했다. 수빅조선소는 필리핀과 외교관계가 좋지 않은 중국 업체의 인수설부터 LNG선 수요가 높은 유럽,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한 현대중공업 등이 수빅조선소의 잠재적 인수자로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인수 의향으로 연결된 소문은 1건도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필리핀 정부가 수빅조선소를 국유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달 6일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현지 매체 등을 통해 "유럽 등 여러 조선사들이 수빅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필요가 있을 경우 정부가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국유화 의향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자산 매각 등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8일 필리핀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더팩트DB
한진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자산 매각 등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8일 필리핀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더팩트DB

필리핀 현지 외신들도 수빅조선소의 악화된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 매체인 PTV뉴스는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근로자들은 몇년 째 수주가 없자 선박 건조에 숙련된 전문가들보다 건설 노동자와 용접공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또 일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국내 본사에서 채용돼 파견계약직 형태로 남아있는 근로자들의 계약기간도 곧 만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에 공을 들인 만큼 성과가 나오기도 전에 업황이 내리막길을 걷자 인원과 급여 감축 등 규모 축소를 단행했다"며 "자연스럽게 조선 전문가들이 수빅조선소에 머무르는 빈도가 줄었으며 수익성을 위해 건조경험이 없는 선박도 수주하다보니 건조 작업이 지연되는 등 선주와 신뢰도를 잃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2016년 6월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 체결'을 맺고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한진중공업은 조선사업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자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수빅조선소는 지난달 14일부터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채권은행에 4억 달러(약 4496억 원), 한국 채권은행에 9억 달러(약 1조112억 원) 등 약 13억 달러(약 1조4609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간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계약들도 RG(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한 보증서) 발급을 승인하는 등 수빅조선소를 지원해왔으나 낮은 생산성등에 발목이 잡혔다고 볼 수 있다"며 "기업회생은 LNG선을 제외한 글로벌 조선 경기가 크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빅조선소의 매수자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결과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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