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팰리세이드' 신차용 타이어에 브리지스톤 장착[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국내 최대 타이어업체인 한국타이어가 해외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인기 차량에도 연이어 신차용 타이어(OE)를 납품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국내·북미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로 브리지스톤을 기본 장착한다. 한국타이어가 '팰리세이드' 신차용 타이어 납품에 실패한 것이다. 국내에서 이 차량의 인기를 놓고 보면 한국타이어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팰리세이드'는 사전 계약 기간 8일 만에 2만 대 계약 건수를 달성했다. 지난달 정식 출시 이후에도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최근 누적 계약 대수 4만 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용 타이어 납품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신차용 타이어 브랜드로 교체용 타이어(RE)를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가 현대차 신차용 타이어 납품에 고배를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출시한 제네시스 'G90' 신차용 타이어에 미쉐린과 콘티넨탈을 장착하고 출시했다. 앞서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인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의 신차용 타이어에서도 한국타이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대차가 신차용 타이어를 채택하는데 번번이 한국타이어를 선택하지 않으면서 두 회사 관계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제네시스에 장착된 한국타이어에서 문제가 발생해 4만3000여 대 차량 타이어를 무상교체하는 일을 겪었다. 당시 일로 두 회사 간 분위기가 달라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현대차와 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현대차는 "신차용 타이어는 품질과 가격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타이어 시장도 녹록지 않다.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유럽은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 실시 이후 자동차 수요 둔화로 신차용 타이어와 교체용 타이어 시장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북미 시장은 유통망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단독 판매망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매출 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 35%, 북미 27%, 아시아 20%, 국내 10%가량으로 해외 매출에 집중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국타이어의 2018년 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한 1조6250억 원, 영업이익은 1.5% 늘어난 1420억 원으로 예상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은 5.6%, 영업이익은 17.4%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중국은 자동차 수요가 줄고, 유럽은 WLTP 실시 이후 시장이 침체, 북미는 유통망 변화에 따른 경쟁심화 등으로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