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와 금융사가 참전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카드·손보 본사 건물의 모습. /이새롬 기자 |
롯데카드 10여 곳, 롯데손보 6~7곳 예비입찰 응찰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다수의 재무적투자자와 금융사가 참전했다. 다만 실수요자인 금융사 등의 전략적투자자보다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몰려 가격 경쟁이 격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진행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10여 개 업체가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 실제로 금융 수요에 따라 인수 의사를 밝히는 전략적투자자(SI)로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 등 두 곳만 응찰했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였다.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한화생명을 주축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를 추진해왔다. 특히 새로 각자대표로 임명된 '전략통' 여승주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면서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실제로 롯데카드 내에서도 한화그룹으로의 인수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한화그룹에 카드사가 없는 만큼 구조조정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고, 보험업이나 유통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카드사 강화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전했다. 앞서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전략으로 세웠던 만큼 중위권에 머무는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으로 도약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금융계열사에 대한 재무적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팩트 DB |
하지만 이외의 전략적 투자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 초 지주사 전환을 이룬 우리금융지주는 일찌감치 관심이 없다는 분위기를 내비쳤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KB금융 또한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이외에 FI가 다수 몰리면서 롯데카드 인수가격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FI는 통상적으로 기업 경영이나 사업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피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맥이 빠지는 결과다.
롯데손보 입찰은 좀 더 침체된 분위기다. SI는 응찰하지 않았고 FI들만 다수 인수전에 참여했다. 보험업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롯데손보가 퇴직연금 규모 2위인 중소형 보험사인 만큼 기업 가치는 높다는 판단에 따라 시세차익을 노리는 FI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BNK금융지주 또한 응찰하지 않았다. BNK금융 관계자는 "롯데 계열 금융사들에 대해 인수 검토를 했지만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을 묶어서 한번에 매각하는 것보다는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틀면서 카드사와 손보사의 입장이 갈리게 됐다"며 "재무적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