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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스닥' 위지윅스튜디오, 30대 직원 과로사 의혹
입력: 2019.01.31 06:00 / 수정: 2019.01.31 06:00
위지윅스튜디오는 특수효과 영상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최근 30대 직원이 과로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지윅스튜디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위지윅스튜디오는 특수효과 영상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최근 30대 직원이 과로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지윅스튜디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영화·영상 기술 성장의 그늘…잇단 '밤샘 근무' 혹사

[더팩트|이진하 기자] 그래픽 제작회사 '위지윅스튜디오'에 근무하던 30대 직원이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위지윅스튜디오'에 근무하던 30대 남성이 사망했다. 회사 직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과로사라고 입을 모으며 근로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고인은 사망한 전날까지도 하루 18시간의 초과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사망사건에 대해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더팩트>에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사망한 것이 맞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해 '과로사'란 명확한 근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 이 부분은 유족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고인은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했던 직원으로서 회사에서도 아끼는 인재였다"며 "고인의 발인식 날 경영진이 모여 업계의 나쁜 관행을 고치고자 논의를 했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같지만 앞으로 남은 직원들을 위해 처우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 A 씨는 "고인은 평소 주말도 없이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새벽 4~5시에 퇴근하는 일을 반복했다"며 "고인이 평소와 같이 새벽에 귀가를 하고 난 다음 날 연락이 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곧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내부에서는 고인의 사망 원인이 과로사라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 씨는 "고인의 발인식이 있던 날 새벽 5시에도 직원들에게 출근하라는 이메일을 보내는 회사다"며 "회사 대표가 책임질 부분은 본인이 책임진다고 했지만, 장례식장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 2016년 4월 설립한 회사로 특수효과 영상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영화를 중심으로 VR·AR, 스크린X, 전시·홍보 등의 뉴미디어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 183억, 영업이익 40억, 당기순이익 37억 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실적 성장과 함께 설립 3년 만인 지난 2018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흥행한 한국 영화 마녀, 안시성 등의 VFX(컴퓨터 그래픽)작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영역에 확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영화 마녀·안시성 포스터 (왼쪽부터)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흥행한 한국 영화 '마녀',' 안시성' 등의 VFX(컴퓨터 그래픽)작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영역에 확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영화 '마녀'·'안시성' 포스터 (왼쪽부터)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해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한국영화 '마녀'와 '안시성' 등 다수의 작품 그래픽을 담당한데 이어 중국 영화 '음양사', '서유기' 등의 VFX 작업을 했다. 지난 22일에는 인스터 지분(19.58%)을 19억 9670만 원에 양수했다고 공시했다. 인스터는 주로 광고·드라마 VFX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으로 위지윅스튜디오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드라마 VFX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CG를 제작하는 아티스트에게 회사는 돈이 되는 일을 다 시킨다"며 "영화나 드라마의 CG만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전시영상이나 VR도 모두 시키기 때문에 대부분 초과근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 52시간제 근무를 도입하면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CG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노동 환경의 개선을 점검한 바 있다. 그러나 근로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산업노조 관계자는 "한국 영화·영상 산업에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다"며 "지난해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제작하는 중 미술 스태프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과로사 인정이 되지 않아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런 일 때문에 영화노조 측에서 '과로사 성명 발표'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영상물 제작 현장에서 노동 상황의 열악함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이미지 손상이 될까 봐 제작사에서도 유족과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문제는 영상 후반 작업에 해당하는 CG업계에도 만연하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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