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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논란'까지 번진 김태오 DGB금융 회장, '행장 취임' 시끌 이유는
입력: 2019.01.29 00:00 / 수정: 2019.01.29 00:00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사진)의 대구은행장 겸임이 확정됐지만 대내외적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황제연봉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다소 경직됐다. /더팩트 DB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사진)의 대구은행장 겸임이 확정됐지만 대내외적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황제연봉'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다소 경직됐다. /더팩트 DB

김태오 회장, 사실상 '권력 강화' 행보에 은행 내부서 '제동'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DGB금융지주 김태오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임이 확정됐지만 아직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은행 노동조합으로부터 '황제 연봉'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김 회장의 행장 취임을 앞두고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을 앞두고 따가운 시선이 오가고 있다. 오늘(29일) 주주총회를 거치면 겸직은 확정되지만 아직 내부 잡음은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대구은행 제2 노조는 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더해 김태오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면 '30억 원' 가량의 연봉을 받게 된다며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주 회장 연봉이 15억 원에 달해 전임자의 2배가량 높은 데다, 은행장을 겸직하면 이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을 것이라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이런 '황제연봉' 논란은 얼마 가지 않아 DGB금융 측에서 "김태오 회장의 급여는 은행과 지주가 일정 비율로 분담해 더 늘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가라앉았다. 또한 DGB금융은 김 회장의 연봉 수준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는 성과급과 퇴직금 등이 합산된 것으로 김 회장에게 기지급된 7개월 치 급여는 3억7000만 원"이라고 해명을 마쳤다.

김태오 회장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주사 회장과 행장을 겸직한 사례에서도 겸직 이후 연봉을 두 회사에서 따로 받기보다는 지주와 은행이 일정 비율로 분배해서 지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또 다른 겸직체제 금융사인 우리금융지주의 경우에도 손태승 회장 겸 행장의 급여는 지주사와 우리은행이 일정 비율로 나눠 지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사실과는 다소 다른 논란이 불거진 데에는 대구은행 내부에서의 의견 충돌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DGB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자추위)는 김태오 회장을 대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전임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한 채용 비리 및 횡령·배임 등을 저지르면서 구속된 만큼 회장·행장 분리를 결정했지만 한 명의 단독 은행장도 배출하지 못한 채 다시 겸직 체제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대구은행 이사회와 제1노조는 김 회장의 행장 겸임을 수용했지만 제2노조는 여전히 권력 집중을 견제하고 있다. 김 회장이 사실상 수익비중이 가장 큰 대구은행장을 겸임하려는 이유 또한 제왕적 권력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대구은행 이사회와 제1노조는 김 회장의 행장 겸임을 수용했지만 제2노조는 여전히 권력 집중을 견제하고 있다. 김 회장이 사실상 수익비중이 가장 큰 대구은행장을 겸임하려는 이유 또한 '제왕적 권력'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이에 대구은행 이사회나 노조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겸직 발표 이전부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대구은행지부(제1노조)와 은행 간부직원들로 구성된 대구은행 제2 노조는 함께 '지주 회장의 행장 겸임 반대'를 주장해왔고, 은행 이사회에서도 지주의 과도한 경영개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지난 21일 대구은행 이사회는 자추위의 김 회장 행장 선임 결정을 받아들였고 제1 노조 또한 "조직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김 회장의 주장이 공감을 얻으려면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과 내부 혁신 등을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사실상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수용했다.

하지만 대구은행 제2 노조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회장의 행장 겸임은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인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임 체제를 시행 중이거나 곧 하게 될 금융사는 최근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뿐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회장 겸임을 결정하면서 지주사 전환 초기이고, 우리은행의 비중이 99%에 달하는 만큼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겸직 체제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실상 업계에서는 겸직 체제가 사전에 '권력다툼'을 차단하는 수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에서 은행 비중이 크면 지주사 회장보다는 행장이 '실세'가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지주사 영향력이 어느 정도 커진 후에 행장-회장을 분리하는 것이 불필요한 권력 다툼 없이 지주사 체제를 정착시킬 방법이라는 것이다.

DGB금융 또한 대구은행의 수익 비중이 96%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행장을 따로 선출하면 김 회장과의 '세력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안그래도 외부 출신인 김 회장이 '경영권'을 잡기 위해 대구은행장 직을 꿰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게 된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비중이 큰 금융지주사에서는 회장과 은행장간 알력다툼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체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겸직체제는 전사적 쇄신이나 효율적인 업무 추진에 유리한 반면 권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권력 견제 수단을 확실히 다져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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