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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짐싸는 증권맨] "회사 밖은 위험" vs "나름 양호한 조건"
입력: 2019.01.21 06:00 / 수정: 2019.01.21 06:00

증시 불황에 위축된 증권사들이 지난 연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줄줄이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DB
증시 불황에 위축된 증권사들이 지난 연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줄줄이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DB

KB證·신한금투·미래에셋대우…연이은 '희망퇴직' 추진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지난 연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증권가에서는 매서운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침체 여파로 불황이 지속되면서 '희망퇴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을 필두로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까지 짐을 싸 여의도를 떠나는 증권맨들이 늘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 조건들이 양호한 편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퇴직자들의 상반된 의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2016년 말 현대증권과 합병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며 인력 감축에 나섰다. 지난달 5일부터 28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해 심사를 거친 끝에 66명이 퇴직했다. 희망퇴직자는 모두 1975년 이전 출생자로, 지난달 31일 퇴사 처리됐다.

퇴직자들은 연령에 따라 27~31개월치 급여 외 별도로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을 합해 3000만 원을 받았다. 통합 출범 이후 조직이 안정됨에 따라 조직 효율화를 위한 작업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회사 측은 노조와 사측이 합의한 사항이자 '희망'퇴직이지 절대 강제성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바통을 이어받아 3년 만에 특별퇴직 접수를 받았다.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33명의 퇴직자를 확정했다. 퇴직자 대부분이 지난달 말 퇴사했다. 이들은 모두 1975년 이전 출생자로 근속연수는 15년 이상이었다. 퇴직자들에게는 법정 퇴직금뿐만 아니라 생활안정자금 등도 지원됐다. 직급에 따라서 약 24개월치 급여 수준인 2억~3억 원 정도 지급됐다.

다만 지점 근무 경험이 있는 일부에 한해 자발적으로 지원받아 이달부터 상담직(비정규직)으로 배치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인력 '자르기' 차원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노조에서 먼저 제안해 실행하는 것"이라며 "기존 임금 피크제에서 실시하던 퇴직자 지원 대상을 늘린 차원으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희망퇴직 바람은 미래에셋대우까지 덮쳤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합병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임금피크 대상자와 휴직자 등을 포함한 290여 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 중 일반직 50명 내외가 WM(자산관리)전문직과 주식상담역으로 전환했다. 업무직의 경우 육아휴직자를 포함하여 140명 내외의 희망퇴직을 하게 됐다.

지난달 KB증권(맨 왼쪽)을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괜찮은 조건의 퇴직이라는 평이 있는 가운데, 회사를 떠나려는 자와 남으려는 자들의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달 KB증권(맨 왼쪽)을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괜찮은 조건'의 퇴직이라는 평이 있는 가운데, 회사를 떠나려는 자와 남으려는 자들의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번 희망퇴직 신청은 일반직의 경우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5세 이상, 업무직은 8년 이상 근무자 중 만 36세 이상에 해당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했다. 일반직은 24개월분 급여와 5년간의 학자금 또는 3000만 원을 지급받게 되고, 업무직은 24개월분 급여와 재취업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일부 직원의 지속적인 요청에 의한 것"이라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고충을 토로한 경우가 많았던 업무직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향후 어학, 자기 계발 등 재취업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육아프로그램에도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가 희망퇴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데에는 지난해 침체된 증시로 인한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증권사 55곳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3% 감소했다. 주식 거래량은 물론 수수료 수익도 저조했다. 게다가 올해 역시 이렇다 할 증시 반등 모멘텀(동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보편화로 영업지점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점 역시 인력 감축 요인이다. 이에 합병 등으로 인력이 급격히 늘어난 대형 증권사들이 양호한 퇴직 조건을 내걸며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이다. 괜찮은 조건이 제시된 만큼 특히 성과급을 받기 쉽지 않던 고객상담직 등 지점직 직원들의 신청이 다수 몰렸다.

이번 희망퇴직을 신청한 한 증권사 직원은 "(희망퇴직) 조건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상이 확실해서 나뿐만 아니라, 서로가 신청하려고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평소 인센티브를 받기 어려운 우리 같은 인력은 혹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직원은 "연령과 경력 등 퇴직 조건만 맞았더라면 이번 기회에 나도 신청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반면 어떠한 퇴직 조건이라도 회사에 머물고자 하는 이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희망퇴직자들은 퇴직금을 받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업황이 부진해 이직 자리도 마땅치 않아 차라리 지금 회사에 남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한 이들도 다수 "라고 밝혔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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