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스킨푸드 대표가 법인비용으로 개인사업을 하는 불법행위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스킨푸드 본사. /김서원 인턴기자 |
스킨푸드 채권단, 회삿돈 횡령·배임 의혹 조윤호 '형사고소'
[더팩트ㅣ서초=안옥희 기자]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가 스킨푸드를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 두 가지 형태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법인에 부담케 하고 수익은 개인통장으로 가져가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스킨푸드 채권단)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가 법인비용으로 운영되는 본사 온라인몰의 매출을 지난 2006년부터 올해 1월초까지 무려 13년 간 개인통장으로 챙겨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킨푸드 가맹점주·유통매니저·하청업자(협력사)로 구성된 채권단은 17일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윤호 대표에 대한 추가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200여 명의 스킨푸드 채권단은 조윤호 대표가 그동안 법인사업을 이용해 불법행위를 해온 정황을 포착, 횡령‧배임 관련 혐의로 추가 고소할 계획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조윤호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 두 가지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사업은 법인이 하고 수익은 조 대표 개인이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법인 사업자 등록은 스킨푸드 가맹 사업을 위한 것이며, 개인사업자 등록은 스킨푸드 온라인 쇼핑몰 운영 차원이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그동안 쇼핑몰 운영, 인건비 등 비용은 주식회사 스킨푸드(법인)가 지출하고 매출은 조윤호 대표가 가져가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운영돼 왔다는 주장이다.
이날 채권단은 조윤호 대표가 두 가지 사업자등록을 혼재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개인계좌로 챙겨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 증거 자료로 스킨푸드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담당했던 직원과의 통화 내용과 매출전표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스킨푸드는 채권단이 추가 형사고소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주 사업 형태를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바꾼 상태다. 이에 대해 채권단 측은 "지난 13년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형사고소 소식을 듣고 지난주 부랴부랴 모두 법인으로 바꿨다"고 꼬집었다.
스킨푸드가 조윤호 대표의 개인계좌 노출을 우려해 온라인몰의 결제 방식을 다른 브랜드숍들과 달리 '카드결제'로만 한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채권단은 온라인 결제시스템이 신용카드, 무통장입금, 계좌이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도 쇼핑몰 매출이 조 대표 계좌로 들어가는 구조를 숨기기 위해 스킨푸드가 오직 카드결제 방식만 취급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온라인몰 할인정책을 둘러싼 로드숍 가맹점-본사 갈등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조윤호 대표가 물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점주들에게 온라인몰을 통해 품절된 물품을 팔아 수익을 챙겨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17일 서울 서초구에서 진행된 스킨푸드 채권단 기자회견에서 우민아 스킨푸드 채권단 대표가 조윤호 대표 형사고소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서초=안옥희 기자 |
스킨푸드가 자금난을 이유로 협력업체 등에 대금지급을 하지 않으면서 가맹점주들은 필요한 물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본사가 품절이라고 공급하지 않았던 물품이 스킨푸드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판매될 때가 많아 점주들은 온라인몰을 통해 부족한 물품을 충당해왔다.
가맹점주 강다빈 씨는 "기업회생 들어가기 전까지도 물품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점주들이 온라인몰에서 직접 물품을 구입해서 판매했는데 결국 그 수익이 조윤호 대표 개인통장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점주들은 '스킨푸드'라는 회사를 보고 산거지, 조윤호 대표 개인에게 산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채권단 대표 우민아 씨는 "스킨푸드는 가맹사업을 하는 업체고 점주들이 내는 가맹비,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데 조윤호 대표가 법인사업을 이용해 이 같은 불법행위를 해온 정황이 확인돼 점주들이 충격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윤호 대표는 현재 기존경영자관리제도(DIP)로 법정관리인 역할을 맡고 있다. 조 대표는 가맹점주와 유통매니저, 협력업체 등에 대한 채무변제 계획에 대해선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채권단은 스킨푸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조윤호 대표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회사를 매각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가 관리인을 내려놓고 보유한 주식을 소각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조윤호 대표가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기업들이 나타나도 매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비정상적인 개인사업 구조를 은폐하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채권단은 조 대표에 대한 횡령·배임 관련 추가 고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조윤호 대표는 이날 채권단의 추가 형사고소 관련 기자회견 직후 서울회생법원에서 진행된 채권단협의회에서 채권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스킨푸드 매각 의사를 공식화한 것으로 전해져 사태 향방이 주목된다. 그동안 조 대표는 채권단의 매각 요구에 대해 회사 매각이 아닌 자생적인 회생을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