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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일산화탄소 중독' 인부 2명 사망…적막감 도는 대우건설 '시흥센트럴푸르지오'
입력: 2019.01.16 19:44 / 수정: 2019.01.16 19:49

16일 오전 대우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 공사중인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벌이던 2명의 근로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경찰 감식에 의해 출입이 통제된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 사무실 밖의 모습. /시흥=이한림 기자
16일 오전 대우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 공사중인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벌이던 2명의 근로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경찰 감식에 의해 출입이 통제된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 사무실 밖의 모습. /시흥=이한림 기자

경찰,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산소 공급기 이상있었나

[더팩트 | 시흥=이한림 기자] 두 명의 50대 공사 인부가 숨진 채 발견된 공사 현장은 쌀쌀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공사가 모두 중단돼 굳게 닫힌 현장 출입구는 적막함마저 맴돌았다. 경찰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나섰지만 또다시 공사 현장의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시흥경찰서와 현장 근로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0분 쯤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의 '시흥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 건설현장 41층에서 콘트리트 양생 작업을 하던 A씨(55)와 B씨(53)가 의식을 잃은 채 현장 안전관리자에게 발견됐다.

양생 작업은 콘크리트 치기가 끝난 다음 온도·하중·충격·오손·파손 등의 유해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 관리하는 일이다.

이들은 시흥센트럴푸르지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의 하청업체 직원들로 공사 현장에서 양생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다. 이들은 전날(15일) 오후를 기점으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자 콘크리트 상태 점검을 위해 야근을 했고 온도 유지를 위해 불을 피우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담당했던 콘크리트 양생 작업은 건물 내외부 벽 등에 발라놓은 콘크리트가 갈라지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온도를 조절하는 일종의 후속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양생 작업은 콘크리크가 잘 마르도록 돕는 업무이기 때문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 연탄이나 갈탄 등으로 불을 피우는 빈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양생 작업을 할 때 온도 유지를 위해 외부로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천막이나 포대 등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곳을 차단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경우 연탄이나 갈탄이 밀폐된 공간을 일산화탄소로 가득 채우게 된다. 이에 온풍기나 난로 등을 사용하는 현장도 있다. 또 상대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고층 건물이기 때문에 산소 공급기도 필수로 요구된다.

대우건설이 시공중인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공사 현장 안전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이 시공중인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공사 현장 안전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팩트> 취재진은 16일 오전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 근처에서 같은 현장 근로자 C씨를 만날 수 있었다. 양생업무가 끝난 후 진행되는 도색 등의 업무를 위해 16일 아침 일찍 현장으로 출근했다가 해당 사고로 인해 대기 명령을 받았다고 밝힌 C씨는 침울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했다.

C씨는 "공사가 중단돼 퇴근하고 있다"며 "A씨와 B씨 뿐만 아니라 현장에 투입되는 모든 인부들은 투입 전 현장 안전관리자에게 산소 공급기 등 안전 장비를 검사받고 근로자의 심신 상태 등을 매번 확인받는다"고 말했다.

산소 공급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산소 공급기 장비는 1개 당 3분 정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비상용으로 2~3개를 더 소지해 투입된다"며 "평소에 야근은 거의 없다. 다만 어제같은 경우에는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에 콘크리트 점검 차 특수하게 양생 담당이 야근을 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도 산소 공급기의 착용과 휴대 여부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었다. 공사 사무실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점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경찰은 "최초발견자인 현장 안전관리자 진술에 따르면 A씨와 B씨가 산소 공급기를 소지 및 착용했었고 이들의 가방에도 산소 공급기가 각각 2개 씩 있었다"며 "다만 진술에 의한 추정이기 때문에 산소 공급기의 불량 여부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다. 국립과학수사대에 산소 공급기 등 안전 장비 점검과 사인을 파악하기 위한 부검 등을 의뢰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사고 원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했다.

최고높이 49층에 달하는 초고층 아파트 단지 시흥센트럴푸르지오는 2020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외벽 공사는 마무리 단계에 있고 콘크리트 양생 작업 등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고높이 49층에 달하는 초고층 아파트 단지 '시흥센트럴푸르지오'는 2020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외벽 공사는 마무리 단계에 있고 콘크리트 양생 작업 등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흥센트럴푸르지오 공사 현장은 이날부로 무기한 중단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서 사고에 대해 해당 공사 현장에 대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안산지청은 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사고원인을 밝히는 등 조사를 진행하고 공사 관계 등을 소환해 현장 안전 관련법 준수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현장인 시흥센트럴푸르지오는 경기 시흥시 대야동 418-21번지 일대에 아파트 2003세대, 오피스텔 250실, 지하4층~지상49층 규모로 2016년 12월 첫 삽을 뜬 후 2020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 맡았으며 지난해에 모든 세대 분양이 완료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답변하기 어렵다"며 "고용부 등 관련 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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