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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주요 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120여 명의 기업인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청와대 제공 |
재계, '文 대통령 새해 첫 스킨십' 바라보는 반가운 시선 "기대 크다"
[더팩트 | 서재근·이성락·서민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새해 첫 스킨십 키워드는 '소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제인 120여 명은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약 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는 기업을 운영하는 '경제인'들이 주체가 되는 첫 자리라는 상징성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기업인과 청와대·정부·여당이 각종 현안을 자유 토론하고 질의응답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을 적용, 대통령과 총수들의 전례 없는 '자유 토론'이 예고되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이동 경로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1시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업무용 차량 대신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1층에 대기 중인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쉽사리 찾아 보기 힘든 총수들의 이동 행렬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는 수백여 명의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총수들의 입에서 대통령과 대화를 앞둔 심정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불확실성이 산재한 경제계의 어려운 현주소를 반영이라도 한 듯 이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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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업무용 차량 대신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1층에 대기 중인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임세준 기자 |
비공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사회로 참석자들이 사전 조율 없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을 앞둔 문 대통령은 "정부에 바라는 말씀을 듣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운을 떼며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한 기업인들의 노력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고용과 신규 투자 등과 관련한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까지 전체 생태계가 함께 발전돼야 한다"면서 "상생 협력이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발전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정부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 경제와 민생에 이바지하는 길인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업 발굴과 투자에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며 "정부 내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기업들의 투자가)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룹 총수들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공감하면서도 기업들의 겪는 고충과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역할 등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 경제' 정책에 관해 "환영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는 실패가 따를 수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실패에 대한 용납'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길 바라며 첨단 산업 외에도 사회적 기업에도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인다면 더 많은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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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인과의 대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4대 그룹 총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과 함께 청와대 영빈관에서 본관, 불로문, 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뉴시스 |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이 끝난 이후 문 대통령은 박용만 회장과 4대 그룹 총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과 함께 청와대 영빈관에서 본관, 불로문, 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가량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총수들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지속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올해도)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날 문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격식 없는' 소통이 성사된 것과 관련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자리를 계기로 기업활동이 잘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충 사안들을 반영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신년 초부터 '경제 활력'을 테마로 한 간담회를 연 만큼 경제계도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 성장'에 부합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면서 " "'경제 살리기'는 재계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바라는 일이지만, 이를 위해 규제 완화 등 '기업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정부 차원의 지원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