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채권·주식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올해 증시에 대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여의도=지예은 기자 |
"미국·신흥국 증시 매력적…채권시장 변동성 지속"
[더팩트ㅣ여의도=지예은 기자]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9일 올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채권·주식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지난해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면서 "50년 만에 미국 현금·국채 수익률이 주식·채권 수익률을 역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진 탓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대비 올해 경제 성장이 약해질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만큼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 또한 낮아져서 수익 창출 가능성도 있다"면서 "미국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여전히 안정적이므로 금융위기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기가 아닌 상황에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진 경우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며 "자사주 매입은 기술적 수급 면에서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누적액은 4조50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올해도 미국에서 9000억 달러 규모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EM·이머징 마켓)의 밸류에이션은 지난 2004년 이후 미국 대비 가장 저렴한 상태로 봤다. 웡 전략가는 "지난해 신흥국 기업들의 실적과 주식의 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며 "과거 패턴을 보면 신흥국에서 이런 괴리를 보인 이듬해에는 주가가 큰 반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물론 신흥국 역시 올해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분기 글로벌 증시의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신흥국 시장에 미국 투자자의 자금이 큰 변수다. 올해 하반기에 신흥국에 대한 미국 투자자의 자금 투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9일 올해 채권시장을 전망하면서 "변동성 장세에서 오는 기회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여의도=지예은 기자 |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올해는 2.9% 로 소폭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순환이 완만한 확장 단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경제의 침체가 임박했다고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미국 경제의 경우 지난해 2.5%에서 올해는 2.3%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향후 수 분기에 걸쳐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채권 투자에 있어서 안전자산인 국채와 위험자산인 하이일드채권을 동시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유 매니저는 "올해 미중 무역 갈등은 지속되면서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 국채와 채권을 한 바구니에 균형 있게 담는 '신용바벨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과 미국 국채를 50%씩 투자한 신용바벨 전략을 취한 결과, 해당 포트폴리오의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6.52%를 기록했다"며 "이는 단기채만을 투자한 성과(2.60%)와 비교 시, 두 배가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 회복 탄력성도 좋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긴 호흡을 갖고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창현 AB자산운용 대표와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가 함께했다. 이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 투자자들이 어떤 주식과 채권을 구매하면서 시장을 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