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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KB국민은행 노조, '최후의 수단' 파업 효과는
입력: 2019.01.09 00:01 / 수정: 2019.01.09 00:01

8일 KB국민은행이 총파업을 벌였지만 전국 영업점은 모두 문을 열었다. 사진은 거점으로 지정된 명동영업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이지선 기자
8일 KB국민은행이 총파업을 벌였지만 전국 영업점은 모두 문을 열었다. 사진은 거점으로 지정된 명동영업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이지선 기자

KB국민은행 노조 "대면 필요한 업무 있어 은행 타격 있을 것"

[더팩트ㅣ중구·송파구=이지선 기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하루 동안 파업을 단행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노조가 '최후의 수단'으로 꺼낸 파업 카드가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한 셈이다.

8일 국민은행은 노조 총파업 단행에도 전국 모든 영업점을 열었다. 다만 일부 지점에서는 업무가 원활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서울 145개점, 수도권 126개점, 지방 140개점 등의 거점을 지정해 정상영업을 실시하고, 일부 지점에서는 입출금 등 기본적인 업무만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날 방문한 거점 점포에는 정상 영업을 위해 주변 일반 지점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인원을 보충해 배치하거나 본사에서 직원을 파견했다. 대부분의 상담 창구에 직원들이 배치됐고 안내 직원들도 제자리에서 고객들을 안내했다. 서울 시내에 있는 국민은행 거점 점포 한 직원은 "지점에 따라 근무 인원은 다른 경우가 있다"며 "파업에도 대부분 기본적인 업무는 다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서울 강남역 부근이나 명동, 여의도처럼 상업지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거점 점포가 많아 은행 업무를 보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일반 점포에서도 꼭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려는 고객에게는 근처 거점 점포를 안내해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서울 중구에서 거점으로 지정된 명동중앙점은 1~2곳 창구에 직원이 배치되지 않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원활하게 업무가 진행됐다. 은행 내부도 다소 한산해 내방 고객들은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고 답했다. 명동영업부에서 상담을 받던 한 고객은 "파업이라더니 큰 불편함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국민은행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지만 국민은행은 거점을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거점 중 하나인 명동영업부 입구에 붙은 정상영업 안내문. /이지선 기자
8일 국민은행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지만 국민은행은 거점을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거점 중 하나인 명동영업부 입구에 붙은 정상영업 안내문. /이지선 기자

거점이 아닌 일반 영업점 을지로3가 지점에서도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영업점 입구에서 안내를 담당하던 청원 직원이 부재해 상담 창구에 있던 직원이 나와 고객을 직접 안내하며 입출금 등 최소한의 업무만 가능함을 알렸다.

국민은행 일반영업점을 찾은 우 모(51)씨는 "대출 상담만 안되고 다른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직원들 수도 생각보다 많고 사람들도 없어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비교적 혼란이 없었던 이유는 비대면 채널이 파업과 무관하게 정상 운영되는 만큼 내방 고객이 크게 몰리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민은행은 비대면 채널 관련 스마트상담부의 상담인력을 확충하여 고객 불편 해소에 나서기도 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디지털화로 지점 내방고객들이 적은 만큼 파업이 큰 효과가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고객들이 당장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대면 상담이 꼭 필요한 업무의 경우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은행 측이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점 점포가 거의 없는 주거지역으로 넘어가면 일부 고객들은 헛걸음을 하는 등 다소 불편을 겪었다. 아파트 단지를 마주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지점을 찾은 고객 이 모(26)씨는 "통장 재발급을 위해 왔는데 입출금만 가능하고 안된다고 하더라"라며 "입출금은 대면거래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영업점을 왜 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총파업은 8일 오후 2시를 기해 종료됐다. 9일부터 전 직원은 정상적으로 근무할 예정이지만 노조 측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추가 파업도 예고했다. 이번 파업은 경고성으로 하루에 끝났지만 이달 말 2~3일간 파업까지 강행되면 업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9년 만에 파업이 단행됐지만 예상보다 큰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노조와의 협약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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