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이재용 부회장 '짬뽕' 한 그릇 '달라진' 삼성이 보인다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9.01.03 15:18 / 수정: 2019.01.03 15:3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일정을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독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일정을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독자 제공

"식사 맛있게 하세요" 이재용 부회장 '권위 벽' 허물기[더팩트 | 서재근 기자] "식사 맛있게 하세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 구내식당이 떠들썩해졌다.

3일 새해 첫 사내 공식 일정으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점심시간에 맞춰 사업장에 있는 구내식당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수원사업장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임직원들의 노력에 감사의 뜻과 함께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새해 첫 사내 공식 일정'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기에 충분했지만, 무엇보다 이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가동식 이후 마련된 식사 시간이었다. 행사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은 행사에 동행한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 등 경영진들과 사업장 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외부가 아닌 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며 소탈한 인간미를 뽐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며 소탈한 인간미를 뽐냈다.

직원들과 함께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이 부회장이 선택한 메뉴는 '짬뽕'이었다. 그룹 총수의 '깜짝 방문'에 식당을 찾은 직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 부회장은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이 부회장이 사내 구내식당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에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가진 '소통 간담회' 일정을 마치고, 사업장 안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다.

정부 고위 인사와 함께하는 자리였지만, 그때도 이 부회장은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물론 두 번의 구내식당 방문에서 이 부회장의 곁에는 단 한 명의 별도 수행 인력도 배치되지 않았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평택캠퍼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수원사업장)에서도 직원들과 소통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회사 부회장을 직접 눈앞에서 본다는 자체가 신기했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을 통해 들었던 것보다 훨씬 소탈하고 인간미 있는 (이 부회장의) 말과 행동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에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가진 소통 간담회 일정을 마치고, 사업장 안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다. /뉴시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에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가진 '소통 간담회' 일정을 마치고, 사업장 안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다. /뉴시스

실제로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삼성의 기업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재용 체제' 전환 이후 삼성전자는 수직적 직급 체계를 상징하는 호칭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안착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뿐만 아니라 사장단급 경영 수뇌부들 역시 주요 공식 행사에서 별도 수행을 두지 않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국외 출장 일정을 비롯해 사내외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때도 한결같이 별도의 수행원과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수년째 정통적으로 '만찬' 형태로 이어져 왔던 '호암상 시상식' 기념행사 방식을 '수상자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며 음악회 형태로 바꾼 것도 이 부회장의 '탈권위', '실용주의'를 대표하는 사례다. 야구장 관람에서부터 정부 고위관계자와 공식 일정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대내외 행사에서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보여주는 탈권위 행보는 삼성의 '유연한 조직문화' 형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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