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유통가 CEO들 줄줄이 회사 떠나···왜?
  • 김서원 기자
  • 입력: 2018.12.31 17:36 / 수정: 2018.12.31 17:36
최초의 외부 인사로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 여러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정인 남양유업 전 대표. /더팩트 DB
최초의 외부 인사로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 여러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정인 남양유업 전 대표. /더팩트 DB

취임 1년도 안 된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윤학종 제너시스 BBQ 대표 줄사임[더팩트 | 김서원 인턴기자] 최근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새내기' 유통업계 CEO들이 돌연 줄줄이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와 윤학종 제너시스BBQ 대표가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다.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는 1987년 안진회계법인에 입사해 기업리스크자문본부장 및 위험관리본부장, 부대표 등을 지낸 위기관리 전문가로, 올해 1월 26일 자로 남양유업 대표에 취임했다.

당시 남양유업은 2013년 불거진 '대리점주 갑질' 사건으로 실적이 크게 나빠진 상황이었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물량을 떠넘기는 '밀어내기 갑질' 영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소비자들이 곧바로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갑질 사건이 터지기 직전 해인 2012년 매출은 1조3650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1조1573억 원으로 2000억 원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37억 원에서 11억5267만 원으로 620억 원 급감하며 크게 휘청였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반전시켜줄 인물로 이 대표를 영입했다. 남양유업이 창사 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이 대표에 거는 기대가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정인 대표는 지난 1월 취임식에서 "남양유업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대내적으로 수익성 기반의 책임 경영 시스템 구현을, 대외적으로 판매 협력조직·상생을 이루는 고강도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취임 후 임직원 수를 줄이는 조직 쇄신을 추진하고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해외 수출에 매진했다. 적자였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16억 원으로 흑자 전환됐으며 이익도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취임 1년도 안 된 지난 28일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애초 '금융 전문가' 출신으로 식품 시장과 어울리지 않았다는 분석부터 외부 인사에 대한 남양유업 내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불과 3주 만에 사임한 이성락 전 제너시스BBQ 대표에 이어 윤학종 대표가 9개월 만에 돌연 사임하자 윤홍근 회장 중심의 경영 문화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윤홍근(왼쪽 네 번째) 제너시스BBQ 회장이 2지난 8월 BBQ 치킨 레몬 대치본점에서 열린 오픈식에서 윤경주(왼쪽 세번째) BBQ 사장, 윤학종(오른쪽) 대표 등 참석자들과 떡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불과 3주 만에 사임한 이성락 전 제너시스BBQ 대표에 이어 윤학종 대표가 9개월 만에 돌연 사임하자 윤홍근 회장 중심의 경영 문화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윤홍근(왼쪽 네 번째) 제너시스BBQ 회장이 2지난 8월 'BBQ 치킨 레몬' 대치본점에서 열린 오픈식에서 윤경주(왼쪽 세번째) BBQ 사장, 윤학종(오른쪽) 대표 등 참석자들과 떡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 대표에 앞서 윤학종 제너시스BBQ 대표 역시 취임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지난 10월 말 돌연 사임하며 업계는 적잖은 충격에 휩싸인 바 있다. 윤 대표는 올해 2월 1일 취임해 BBQ 창업자인 윤홍근 회장의 동생인 윤경주 대표와 공동 대표를 맡아왔다.

윤 대표에 앞서 이성락 전 대표 역시 지난해 6월 가격 인상 논란으로 취임한 지 불과 3주 만에 사임한 바 있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3위 BBQ를 둘러싼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제너시스BBQ CEO들이 1년을 못 버티고 줄사임하자 업계 일각에서는 윤홍근 회장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 회장 중심의 조직 문화가 사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어렵게 했고 시장 변화 대응에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의 경영방식이 사내 소통에 그리 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BBQ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하는 와중에도 윤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에 좌지우지되는 구시대적 기업 문화에 CEO들은 조금씩 지쳤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saebyeo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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