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20일 2019년도 조직개편 및 정기임원인사에서 포스코대우의 사명 변경 계획을 구체화했다. /더팩트 DB |
"포스코그룹, 대우인터내셔설과 인수 성적표는 기대이하"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포스코그룹의 수출입업체인 포스코대우가 사명에서 '대우'를 빼고 '포스코인터내셔널'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 '대우'라는 브랜드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우 브랜드를 사명으로 쓰고 있는 업체들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0일 2019년도 조직개편 및 정기임원인사에서 포스코대우의 사명 변경 계획을 구체화했다. 포스코대우는 조만간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작업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고 2016년 3월 포스코대우로 이름을 바꿨다. 종합상사 업종에서 대우가 가진 인지도를 높게 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그룹에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는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주당 4만9100원으로 계산해 3조3724억 원에 68.2% 지분을 인수했다. 포스코대우의 지난 21일 기준 주가는 1만8700원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대우의 주식은 1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주가로만 보면 포스코대우의 기업가치는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실적과 무관하게 포스코그룹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성적표는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가 포스코대우의 사명을 교체하려는 것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지 10년가량 됐고 이 기간 동안 통합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대우의 새로운 이름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계열사 이름은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포스코ICT 등 포스코와 업종 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우그룹은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주요 계열사가 팔려나갔고 결국 공중분해됐다. 사진은 GM대우의 로고. /더팩트 DB |
◆ '대우' 브랜드 쓰는 대기업 3곳으로 축소
포스코대우가 사명에서 대우를 제외하게 되면 재계에서 대우 브랜드를 쓰는 업체는 축소된다. 현재 대우를 사명으로 유지하는 대기업은 미래에셋대우와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으로 줄어든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6년 대우증권을 품으면서 사명을 미래에셋대우로 정했다. 국내 증권에서 대우라는 브랜드의 역사와 위상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대우전자는 대우그룹의 해체로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이름을 바꿨다가 2013년 동부그룹(현 DB그룹)에 인수되면서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교체했다. 이후 올해 2월 중견 가전 업체 대유위니아의 모기업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대우전자로 결정하면서 옛 이름으로 돌아왔다.
대우란 이름을 이어가는 회사도 있지만 다른 기업들이 대우란 이름을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들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하면 매각할 방침이다.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을 맞게 되면 대우의 명맥이 이어질지 알 수 없게 된다.
또 대우란 이름을 지우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GM에 매각된 이후 GM대우라는 이름을 사용하다가 2011년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에 자동차 산업에서 대우란 이름이 완전히 사라졌다. 또 두산은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자마자 두산인프라코어로 사명을 바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회사가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경영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란 이름은 해외 일부 시장에서 여전히 인지도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실패한 회사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며 "기업의 전략에 따라 치밀한 셈법으로 대우 브랜드 유지 여부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그룹은 한때 재계 순위 2위로 우리나라의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 들어서면서 19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주요 계열사인 자동차와 건설, 중공업, 전자 등이 팔려나가며 공중분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