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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 바람 타고…베트남 시장 공략하는 국내 제약사들
입력: 2018.12.21 09:59 / 수정: 2018.12.21 09:59

CJ헬스케어 강석희 대표(왼쪽)와 베트남 린 파마사 Khanh Duong 대표(오른쪽)가 씨네졸리드주 제품수출 계약 체결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CJ헬스케어 제공
CJ헬스케어 강석희 대표(왼쪽)와 베트남 린 파마사 Khanh Duong 대표(오른쪽)가 씨네졸리드주 제품수출 계약 체결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CJ헬스케어 제공

현지 1위 제약사와 협력·지분투자·광고마케팅 등 다양한 전략으로 베트남 공략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베트남 진출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회사마다 차별화된 현지 진출 전략이 눈길을 끈다. 특히, 베트남에 불기 시작한 '박항서 열풍'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제약사들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제약시장은 현지 지급 생산능력이 부족해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의약품 시장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2001년의 경우 1인당 제약품 구매액은 평균 5.4달러(약 6090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2017년에는 49달러(약 5만5262원)선까지 증가했다. 또한 2020년에는 85달러(약 9만5863원), 2025년에는 163달러(약 18만3831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2010~2015년까지 연 산업 성장률도 14%대에 달한다.

2020년 베트남에서 전국민 의료보험 의무가입이 시행될 경우 이같은 성장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최근 베트남 축구 국가 대표 사령탑을 맡은 박항서 감독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현지 진출 한국기업까지 후광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베트남에 진출하는 회사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의 WTO 가입 이후, 외국인 소유 제약회사는 베트남 내에서 생산, 운영, 수입, 검사 등 대부분의 의약품 사업을 위한 활동이 가능해졌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으로는 한국유나이티드 제약, 신풍제약, JW중외제약 등 약 30곳이 있으며, 현지 공장 설립, 대표 사무소 개설, 수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베트남 제약 시장을 공략 중이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15일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스즈키컵 우승을 확정 짓자 길거리에서 환호하는 베트남 시민들의 모습.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호찌민=정도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15일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스즈키컵 우승을 확정 짓자 길거리에서 환호하는 베트남 시민들의 모습.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호찌민=정도현 기자

◆ 베트남 1위 제약기업과 손잡은 CJ헬스케어

CJ헬스케어는 베트남 1위 제약기업들과 손을 잡고 신약기술수출과 제품수출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CJ헬스케어는 지난 19일 베트남 호치민 시에 소재한 Vimedimex Medi Pharma 본사에서 Vimedimex Medi Pharma(비메디멕스사)에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의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CJ헬스케어는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으며, 비메디멕스사에 베트남 시장에 대한 케이캡정의 독점 판매권을 제공한다. 베트남 시장에서 케이캡정의 출시 시기는 2021년으로 예상되며, CJ헬스케어는 출시 후 10년에 걸쳐 비메디멕스사에 완제품을 공급한다.

의약품전문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비메디멕스사는 지난해 원화 기준 약 8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베트남 제약 유통 전문 1위 업체로, 1984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베트남에서 PPI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헬스케어 이번 비메디멕스사와의 계약으로 매년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보이는 15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CJ헬스케어가 베트남에 기술 수출한 케이캡정은 올해 7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개발 신약으로 허가승인을 받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같은 날 CJ헬스케어는 베트남 호치민 노보텔에서 의약품 유통 및 인허가 전문기업인 Lynh Farma(린 파마사)와 항생제 '씨네졸리드주2mg/mL'(성분명 리네졸리드) 제품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리네졸리드 성분 오리지널 제품은 화이자의 자이복스 시리즈가 있으며, 린 파마사는 이 중 정제 제네릭 시장 점유율 1위 기업(매출 보고서 기준)이다. 린 파마사는 CJ헬스케어의 씨네졸리드주를 도입함으로써 주사제 시장까지 진출하게 됐다.

지난 11월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개최된 ‘한‧베 미래협력 포럼’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베트남 보건부 의약품국장 대표단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표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지난 11월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개최된 ‘한‧베 미래협력 포럼’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베트남 보건부 의약품국장 대표단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표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 '지분' 투자로 현지 경영 나서는 대웅제약

김동휴 대웅제약 베트남 지사장은 지난달 29일 제약바이오협회에서 개최한 '한국-베트남 제약분야 미래협력포럼'에서 차별화된 대웅만의 현지화 사업 모델을 소개했다. 베트남 제약사에 지분을 투자해 경영 전반에 참여하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베트남 2위 제약사 트라파코의 지분 투자를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제품생산, 의약품 유통, 연구개발 분야에서 상호협력하고 있다.

트라파코의 지분 15%를 인수한 대웅제약은 트라파코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트라파코 주주총회에서 대웅제약의 베트남 김동휴 지사장과 직원 1명이 이사회와 감리위원회 일원으로 선임됐다. 이를 통해 대웅제약은 트라파코와 기술이전, 제품 유통 및 마케팅, R&D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김동휴 지사장은 "트라파코에 대웅제약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 이전 및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그뿐 아니라 트라파코 공장을 GMP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해 글로벌 진출도 가능토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에 따르면 트라파코가 보유한 베트남 전국 2만8000여 개의 약국 등을 활용해 우루사 등을 포함한 8개 제품을 유통 및 판매하고 있다. 또한 대웅제약은 R&D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웅제약 R&D 파트와 트라파코 내 R&D 파트가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베트남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해야 한다고 판단해 '지분 투자'라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대웅제약은 베트남 지사를 포함해 8개의 해외 지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100개 이상의 글로벌 파트너와 업무 협력을 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자양강장제 박카스와 발음이 비슷한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현지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동아제약 제공
동아제약은 자양강장제 박카스와 발음이 비슷한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현지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동아제약 제공

◆ 현지 마케팅으로 승부한 동아제약

동아제약은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기용해 이른바 '대박'을 기록하고 있다. 광고 마케팅 성공의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팀을 신설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한 동아제약은 올해 5월 박 감독과 박카스 광고계약을 맺었고 6월 베트남에 현지에 박카스를 정식 출시했다. 그 결과 동아제약은 베트남 시장에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4개월 동안 280만 캔을 수출하며 1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1-0으로 이기며 10년 만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스즈키컵 우승으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를 이끈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현재 동아제약은 박항서 감독과 광고 모델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박항서 감독의 모습이 담긴 캔박카스를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나머지 수출 물량은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소진되고 있다"며 "수출한 초도 물량이 소진되면 추가 수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제약은 내년에 대규모 추가 수출물량을 베트남으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박카스 판매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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