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2800만 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근 10개월 새에 6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16일 오후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360만 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 기대감에 일부 '낙관론' 제시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가상화폐 시가총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트코인이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700만 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300만 원대까지 주저앉으며 거의 반토막이 났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6일 밤 기준 비트코인은 1비트코인당 365만 원 선에서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700만 원 선을 유지하면서 안정세를 찾은 듯 했지만 한달 새 반토막이 난 것이다. 연중 최고점이던 2800만 원에 비교하면 수익률은 -84.5%에 달한다.
같은시간 글로벌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382.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하방 저지선을 4000달러 선(한화 약 450만 원)으로 예측했지만 이 또한 쉽게 무너져버렸다. 비트코인이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폭락'이 이어지는 것은 규제 강화에 따른 투자 불안감 탓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6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기반 자산운용업체가 신청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승인 결정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SEC감독 하에 비교적 안전하게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꼽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승인이 미뤄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회사인 모건크릭 디지털에셋의 창업자인 엔서니 폼프리아노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보다 85% 정도 하락할 것"이라며 "지난해 과대평가된 면이 있어 가격이 더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두고는 엇갈린 시각이 나오고 있다. /pixabay |
여기에 아직 '하드포크' 관련 논란에 투자심리가 더욱 둔화돼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하드포크'란 가상화폐를 쪼개 새롭게 만들면서 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를 거친 비트코인캐시에 대해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한번 더 하드포크를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개발자들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반면 낙관적인 시선도 있다. 가상화폐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 '제도권 편입'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보고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저점'을 기록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ETF 출시를 주도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의 가버 거백스(Gabor Gurbacs)는 트위터를 통해 "20년 내에 비트코인 ETF시장은 10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가격 책정이나 가치평가, 수탁, 보관 등의 시장 요구사항을 충족했기 때문에 ETF 승인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을 최대한 육성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atonce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