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 올해 11월까지 6만4325대 판매[더팩트 | 이한림 기자]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입차 총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25만 대 돌파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가 눈에 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입차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24만25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도 2만2387대를 기록해 전월 대비 7.6% 늘어났다.
11월까지 누적 기준 브랜드별 판매량을 보면 벤츠가 6만4325대로 점유율 26.8%를 기록했다. 2위 BMW 4만7569대(19.8%), 3위 토요타 1만5196대(6.3%)를 더해도 벤츠가 앞선다. 4, 5위는 각각 폭스바겐(1만4282대, 6%)과 렉서스(1만1815대, 4.9%)가 차지했다.
특히 11월만 보면 벤츠의 판매 점유율이 32.2%(7208대)로,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3대 중 1대에 이름을 올렸다. 11월 2위 BMW(2476대)와 격차는 3배에 달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물량 부족 문제 등이 해소되며 판매가 본궤도에 탑승했다"며 "이달에는 5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인 C클래스도 풀체인지급으로 출시될 예정으로 판매고를 이어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 수입차 적수 없는 벤츠, 국내 완성차 업체도 넘본다
벤츠의 이같은 독주의 이유에는 11월까지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벤츠 E클래스의 꾸준한 인기와 11월 월간 판매 2위를 기록한 CLS 400d 4MATIC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벤츠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BMW의 부진을 가장 높게 꼽고 있다.
BMW는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올초부터 이어진 차량 주행 중 화재사고가 여름이 되자 연달아 발생했고 이는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지며 비난에 시달렸다. 특히 국내에서 벤츠 E클래스와 더불어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링카 왕좌를 다투던 BMW 520d가 화재 차량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게 발목을 잡았다. 총 10만6317대가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결함으로 리콜 조치된 8월 20일부터 판매량이 감소하더니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반토막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BMW가 국내 시장에서 가지고 있던 점유율은 자연스레 폭스바겐, 아우디, 토요타, 렉서스 등 여러 브랜드로 분산됐고 벤츠의 독주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입차 시장을 평정한 벤츠는 국산차 업계도 위협하고 있다.
벤츠의 올해 누적 판매량인 6만4325대는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 중 판매량이 부진했던 르노삼성, 한국지엠과 맞먹는 수치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올해 11월 누적 기준 각각 7만9564대와 8만2889대를 팔았다. 각각 지난해보다 12,2%, 31.2% 급감한 수치다.
노사 문제와 신차 판매 부진 등이 양 사의 판매 부진에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지엠은 올해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철수설이 불거지며 내수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6월 출시된 신차 이쿼녹스는 월 판매 목표를 월 1000대로 세웠으나 11월까지 누적 판매에서 1000대를 넘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12월 현재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노사간 임단협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9월 만료를 앞둔 '수출 효자 종목'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 수주 연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5월 출시한 신차 클리오도 월 1000대 판매를 목표했으나 월 300대 판매 정도에 그쳤고 볼륨모델인 SM5, SM6 등의 노후화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딜러사들이 연말 할당된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고삐를 당겨야하기 때문에 수입차 시장에서 올해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벤츠는 12월에도 독주가 예상된다"며 "이런 추세라면 벤츠의 연간 판매실적이 국산차 사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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