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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채형석 체제' 애경, 사위 안용찬 돌연 사임 '뒷말' 무성
입력: 2018.12.07 06:00 / 수정: 2018.12.07 06:00

애경그룹 사위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최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대해 무성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장영신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왼쪽)은 홍대 사옥 이전 이후 첫 인사에서 제주항공에 외부인사 수혈을 통한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더팩트DB
애경그룹 '사위'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최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대해 무성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장영신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왼쪽)은 홍대 사옥 이전 이후 첫 인사에서 제주항공에 외부인사 수혈을 통한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더팩트DB

'잘해도 백년손님' 안용찬, 제주항공 본궤도 올리고 용퇴 배경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제주항공을 애경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운 애경그룹 '사위' 안용찬(60) 제주항공 부회장이 최근 돌연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재계에서 무성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안용찬 부회장은 제주항공을 본궤도에 올린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그동안 재계에서 '아들보다 나은 사위'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당당히 거론돼 왔다. 장영신(83) 애경그룹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은 1959년 생, 장남 채형석(59)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1960년 생으로 두 사람은 한 살 차이다.

비슷한 나이의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벌여온 탓에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실상 애경그룹은 일찍이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 경영 승계가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안용찬 부회장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사위 승계 가능성 또는 그룹을 키운 존재감으로 일정 부문 지분을 받을 것이라는 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무리 경영을 잘해도 사위는 백년손님일 뿐이었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 애경그룹의 사위로 오너 일가에 편입된 안용찬 부회장이 공교롭게도 4일 그룹 인사 발표 직후인 이튿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사위 경영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7일 재계와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안용찬 부회장이 지난 2012년 2월 제주항공 대표이사에 취임한지 6년 10개월 만에 용퇴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5일 사임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안용찬 부회장은 34년 동안의 직장생활 중 23년을 대표이사로 일했고 개인적으로 환갑이 되는 해에 퇴임하는 것을 목표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안용찬 부회장은 1983년 애경그룹에 입사한 뒤 애경화학 총무이사, 애경유화 상무이사, 애경산업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을 지내며 제주항공의 눈부신 실적을 이끈 인물이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지난해 7월 10년간 유지해 왔던 생활항공, 화학, 유통부동산 등 3개 사업 부문 체제를 폐지하고 지주사 중심의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하면서 안용찬 부회장은 제주항공 경영만 책임지고 있던 상태였다.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은 한때 영업적자로 그룹의 골칫덩어리였던 제주항공을 본궤도에 올린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그동안 재계에서 아들보다 나은 사위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더팩트 DB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은 한때 영업적자로 그룹의 골칫덩어리였던 제주항공을 본궤도에 올린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그동안 재계에서 '아들보다 나은 사위'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더팩트 DB

안용찬 부회장은 장영신 회장의 3남 1녀 중 장녀인 채은정(56) 애경산업 부사장의 남편이다. 채형석 총괄부회장과는 처남‧매제 사이로 두 사람은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에서 인척이 된 경우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5년 설립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매출액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둔 국내 3위의 항공사로 키워낸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제주항공은 설립 초기 매년 지속되던 적자로 그룹 내 골칫덩어리였지만, 2011년 흑자전환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안용찬 부회장의 공격 경영으로 제주항공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9419억 원, 영업이익 958억 원을 올려 국내 LCC 최초로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사실상 결정됐다.

애경유화, 애경산업, 제주항공이 어려울 때 경영을 맡아 궤도에 올려놓고 애경그룹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킨 안용찬 부회장은 올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를 남겨놓고 있었다.

그런 그가 돌연 사임을 밝힌 것과 관련해 지난 8월 홍대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올해를 '애경그룹 퀀텀점프(대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전면적 인적 쇄신 추진에 따른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에 전경련과 제주 공무원 출신 등 외부인사 수혈을 통한 인적쇄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지난 4일 인사에서는 이철행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장을 제주항공 홍보담당 상무로 신규 임용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이연진 전 제주시 자치행정국장을 홍보본부 제주본사 운영실장으로 영입했다.

항공사업부문 핵심 계열사인 제이에이에스(JAS) 대표이사 자리에는 장영신 회장의 조카인 장우영 애경PNT 전무를 발탁한 바 있다. 제이에이에스는 제주항공의 지상조업 자회사다. 장우영 제이에이에스 신임 대표는 장영신 회장의 셋째 오빠인 장위돈 전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보겸 우영운수 회장의 장남이다. 장 신임 대표는 1998년 애경그룹에 입사해 애경산업 화장품사업부장 상무보, 애경산업 경영지원부문장 전무, 애경PNT 관리담당 전무를 거쳤다.

일각에선 안용찬 부회장의 사임이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안 부회장이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존재감에 비해 그룹 장악력을 보여주는 계열사 지분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안 부회장은 제주항공 지분 0.59%를 가지고 있을 뿐 제주항공 대주주인 지주사 AK홀딩스 지분은 전혀 없다.

제주항공을 지배하고 있는 AK홀딩스 지분은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16.14%로 최대주주로 올라있고 뒤이어 장영신 회장이 7.43%를 보유하고 있다. 장 회장의 차남과 삼남인 채동석(55) 부회장과 채승석(49) 사장이 각각 9.34%와 8.3%를 가지고 있다. 안 부회장의 부인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이 지니고 있는 AK홀딩스 지분율은 3.85%에 그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안용찬 부회장은 현재 사임 의사를 표명한 상태로 연내 모든 업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제주항공은 이석주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이끌게 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안용찬 부회장의 정확한 사퇴 시기는 연내라고만 알고 있다. 그룹(AK홀딩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서 사임 관련 디테일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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