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을 빚은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실적 악화 등으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MP그룹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있다. /뉴시스

코스닥 상장 9년 만에 벼랑 끝, MP그룹 "코스닥시장위서 해명할 것"

[더팩트 | 김서원 인턴기자] MP그룹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 '국내 최초 상장 토종피자 업체'라는 명성을 이어왔던 MP그룹이지만 정우현 MP그룹 회장의 갑질 관련 구설수로 '오너리스크'에 시달리다 시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3일 기업심사 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MP그룹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MP그룹은 지난 2009년 8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된 지 9년 만에 퇴출된다.

MP그룹은 지난 1990년 미스터피자 1호점을 연 뒤 전국에 가맹점을 확장, 지난 2000년대 후반 피자업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2014년부터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해 업계 1위 자리에서 밀려났고 지난 2016년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정우현 회장의 갑질 논란이 터졌다. 정 회장이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정 회장의 구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에서 탈퇴한 가맹점주의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낸 이른바 '보복 출점' 논란을 빚기도 했다. 탈퇴한 가맹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 회장 갑질 논란은 재차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정우현 MP그룹 회장의 잇단 구설수로 오너리스크에 시달려온 MP그룹이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미스터피자 본사. /김서원 인턴기자

또한 정 회장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중간에 친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넣어 이른바 '치즈 통행세' 57억 원을 챙겼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정 회장은 결국 지난해 7월 15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진 정 회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사회봉사 200시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당시 정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정 회장이 일으킨 오너리스크에 결국 MP그룹 실적이 발목잡혔다. 정 회장 갑질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MP그룹이 경영난에 시달려왔고 이번 상장폐지 결정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MP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0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다방면의 개선안을 빠짐없이 실천했다"며 "그럼에도 기업심사위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데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이번 결정이 잘못됐음을 적극 해명하고 억울한 사정을 소명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상장사 지위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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