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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GS건설 서초무지개 재건축 공사장 사망 사고 '논란'
입력: 2018.11.30 06:00 / 수정: 2018.11.30 06:00
서울 서초구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건설 현장에서 지난 21일 여성 차량 유도원이 공사장에서 나오는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현장. /서초동=장병문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건설 현장에서 지난 21일 여성 차량 유도원이 공사장에서 나오는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현장. /서초동=장병문 기자

교통 봉사하던 50대 여성, 공사장 차량에 치여 사망

[더팩트ㅣ서초동=장병문 기자] "단순 교통사고냐?" "건설사의 안전 부주의냐?"

서울 강남 한복판 공사 현장 앞에서 공사 차량 유도원이 인도에서 공사차량에 치여 사망했다면 교통사고일까? 건설사의 안전 부주의일까? 지난 21일 GS건설이 시공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건설 현장에서 여성 차량 유도원 A(51) 씨가 흙을 나르던 25톤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사고 원인에 대해 건설사 측은 단순 교통사고에 무게를 두는 입장을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27일 서초경찰서와 서초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 3번 게이트 앞에서 차량을 유도하던 A 씨가 공사장에서 나오는 덤프트럭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했다.

고인은 마을버스 모범운전자로 공사 현장 앞에서 교통 정리를하던 중에 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초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고인은 마을버스 모범운전자로 공사장에 고용돼 현장에서 교통 정리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교통법상 건설 현장 안에서는 건설 관계자가 차량을 유도할 수 있지만 도로에서 교통정리나 차량 유도는 경찰이나 모범 운전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고인은 공사장에서 임금을 받고 일을 하는 피고용자였던 셈이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단계라 밝힐 내용은 없다"면서 "건설사의 과실여부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취재진이 사고 현장을 찾은 27일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남성 차량 유도원 한 명이 공사장을 드나드는 차량을 안내하고 있었고 대형 트럭이 수시로 공사장을 출입하고 있었다. 공사 현장 3번 게이트 앞 도로 위에는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 표시가 사고 현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공사장 정문과 불과 5~6m 떨어져 있다.

사고 지점에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가 표시돼 있다.
사고 지점에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가 표시돼 있다.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는 국내 주택사업부문 톱 건설사로 꼽히는 GS건설이다. 대형 건설사 공사 현장 앞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도 적잖이 놀란 모습을 보였다.

사고 수습을 지켜봤다는 한 주민은 "당시 경찰차와 구급차가 몰려들어 사고가 났다는 걸 알았다. 공사장 입구에는 공사 관계자들이 많았는데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안타깝다. 높은 데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공사장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름 난 건설사가 어떻게 안전 관리를 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공사장 앞 인도는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길목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실제 공사장 인근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23일 "아파트 공사장에서 교통사고 발생, 차량입구 지날 때 조심" 등의 안내문이 학부모들에게 발송되기도 했다. 공사장 주변에는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고등학교 등 학교가 밀집해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공사장 외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공사장 바깥에서 벌어진 일과 교통사고라는 점을 무척 강조했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고는 공사장 게이트 앞 도로 위에서 발생했지만 주민들과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인도 부근이라는 점에서 통행 차량의 안전 관리에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 내 안전 관리도 중요하지만 공사 차량이나 장비들이 수시로 다니는 인근 주변의 관리도 필요하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는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현장에서는 작은 실수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이 재건축하는 서초 무지개아파트(서초그랑자이)는 지하 4층~지상 35층, 9개동, 전용 43~119㎡ 1487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202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GS건설이 재건축하는 서초 무지개아파트 2021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더팩트 DB
GS건설이 재건축하는 서초 무지개아파트 2021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더팩트 DB

한편 GS건설은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창사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다. 또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2018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2년 연속 1위에 오르며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회사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건설 현장에서는 사고 많은 회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0대 건설사가 시공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자는 289명이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GS건설이 15명, 대림산업 14명, 포스코건설 13명, SK건설 11명, 현대산업개발 10명 순이다.

산업재해자 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는 GS건설이다. 이 기간 GS건설 현장에서는 무려 661명의 재해자가 발생했다. 이어 대우건설 357명, 현대건설 273명, 롯데건설 208명, SK건설 200명, 삼성물산 184명, 대림산업 167명, 포스코건설 133명 순으로 나타났다.

당시 송 의원은 "대기업 건설사가 직접 시공하는 현장의 산재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면서 "건설현장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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