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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 기업 내부거래 확대, 정부 정책 '역행'
입력: 2018.11.27 09:32 / 수정: 2018.11.27 09:32

이수화학이 올해 김상범(오른쪽 위) 이수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인 이수엑사켐과 거래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이수화학 제공
이수화학이 올해 김상범(오른쪽 위) 이수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인 이수엑사켐과 거래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이수화학 제공

이수엑사켐, 올 3분기까지 이수화학과 866억 원 거래…전년比 150억 원 증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이수그룹의 모기업이자 주력 계열사 이수화학이 '총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 거래 규모를 더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수그룹은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이수화학의 분기 보고서를 보면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이자 특수관계자인 이수엑사켐이 올해 3분기까지 이수화학을 통해 86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6억 원보다 150억 원 증가했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 정밀화학사업 활성화의 목적으로 2001년 설립된 화학 제품 전문 판매회사로 현재 31명의 근로자를 두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다양한 석유화학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특수 기능액과 고분자 제품의 필수 첨가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정밀화학제품 거래 경험으로 쌓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신사업 진출 및 기존 시장 확장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이수엑사켐이 전문 화학 제품 판매사로 소개되고 있지만 결국 이수그룹 제품을 유통하며 수익을 내는 '중간 판매상' 역할을 한다. 이수엑사켐은 김상범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라는 점에서 이수화학이 오너의 곳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수엑사켐의 이수화학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수엑사켐은 지난 2015년 이수화학으로부터 990억 원의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면서 매출 1340억 원, 매출총이익 198억 원, 영업이익 108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이수화학 제품 861억 원을 사들여 매출 1344억 원, 매출총이익 204억 원, 영업이익 11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이수화학 제품 956억 원을 매입해 매출 1683억 원, 매출총이익 169억 원, 영업이익 72억 원을 기록했다. 이수엑사켐의 이수화학 거래액은 매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 매출과 비교하면 그 비율은 감소세에 있다. 이수엑사켐의 전체 매출에서 이수화학 거래 비중은 2015년 73.88%, 2016년 64.06%, 지난해 56.80%를 보이고 있다. 이수엑사켐의 이수화학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어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엑사켐은 올해 3분까지 이수화학과 866억 원어치를 거래하면서 지난 2016년 거래액(861억 원)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이수화학은 <더팩트>에 "이수엑사켐의 올해 내부 매출액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유가 상승 때문"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상범 회장의 개인회사가 그룹의 주력 회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내고 결국 배당으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2016년 20억8000만 원을 배당했는데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김상범 회장 주머니로 모두 들어갔다. 또 2015년에는 11억2000만 원, 2013년과 2011년은 9억6000만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김상범 회장은 이수엑사켐의 배당으로 수십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수엑사켐은 올해 3분기까지 이수화학을 통해 86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6억 원보다 150억 원 증가했다. /더팩트 DB
이수엑사켐은 올해 3분기까지 이수화학을 통해 86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6억 원보다 150억 원 증가했다. /더팩트 DB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초점이 맞춰진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규제가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추세"라며 "중견기업들도 내부거래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자산 5조 원 이상의 재벌 대기업집단에 집중됐던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동안 자산 5조 원 미만의 중견기업들은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서 배제됐다. 2015년 시행된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공정거래법 제23조의2) 규정은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에 소속된 회사가 총수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와 상당히 유리한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의 행위를 하면 관련 법인 및 개인(총수일가) 등을 처벌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이 당국의 느슨한 감시망 속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이어왔지만 공정위가 중견기업들도 일감 몰아주기 대한 조사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수그룹도 더이상 내부거래에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팀장은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는 대기업 못지않게 많은 폐해가 심각하다"며 "중견기업의 내부거래 역시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의 진출을 가로막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권 팀장은 "제도의 허점에 숨어 개선의 의지조차 없다면 윤리경영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중견기업의 내부거래도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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