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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한세실업, 계열사 한세엠케이 '디자인 표절 논란' 확산 구설
입력: 2018.11.15 10:17 / 수정: 2018.11.15 12:01

한세그룹 창업주인 김동녕 회장의 차남인 김익환 대표가 이끄는 한세실업 자회사 한세엠케이가 패션 스타트업 듀카이프와 마스크 모자 표절 공방을 벌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한세실업 여의도 본사. /안옥희 기자
한세그룹 창업주인 김동녕 회장의 차남인 김익환 대표가 이끄는 한세실업 자회사 한세엠케이가 패션 스타트업 듀카이프와 마스크 모자 표절 공방을 벌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한세실업 여의도 본사. /안옥희 기자

한세엠케이, 영세 스타트업 기술모방 의혹…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피고소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연매출 2조 원'을 바라보는 의류업계 매출 1위 한세실업의 자회사 한세엠케이가 신진 패션 브랜드와 디자인 표절 공방을 벌이면서 구설에 휩싸였다.

패션 스타트업 '듀카이프'가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NBA가 만든 마스크 탈부착 볼캡에 대해 자사가 먼저 출시, 판매한 마스크 모자와 디자인과 기술이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연매출 2조원 대 의류업체 한세실업이 론칭 2년이 갓넘은 소규모 패션 스타트업과 갈등을 빚고 있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키는 이번 사태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세그룹이 최근 2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하면서 2세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만큼 회사 측도 관련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세엠케이와 듀카이프간 마스크 모자 표절의혹과 관련 지난 9월 중순부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듀카이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형태모방' 항목(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 '자'목)으로 한세엠케이를 형사고소한 상태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형상·모양·색채·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하며, 시제품 또는 상품소개서상의 형태를 포함)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하거나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 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법상 형태 모방 행위는 지식재산권 보유 여부와는 상관 없이 수사 단계와 판결 단계에서 '형태 모방'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영업상 이익 침해가 인정된다. 이에 따라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금지청구나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해당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듀카이프 관계자는 "한세엠케이가 히트상품 하나로 생존하는 스타트업을 자본력과 유통망으로 눌러버렸다. 브랜드 핵심 DNA를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는 생존권 침해 문제"라며 "그냥 두면 원조인 듀카이프는 사라지고 '마스크모자=NBA'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듀카이프 "마스크 모자 표절, 생존권 침해" 한세엠케이 고소

2016년 브랜드를 론칭한 듀카이프는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하고 미세먼지 현상과 아이돌의 공항 패션을 반영해 '프랑켄더스트 볼캡'(일명 '마스크 모자')를 고안해 시장에 내놨다.

해당 제품은 마스크를 모자에 쉽게 걸 수 있는 제품으로 호흡기 보호 시에는 마스크를 모자 챙의 아래 부분에 거치하고, 마스크를 패션 연출 요소로 활용할 시에는 모자 챙의 윗부분에 거치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활발한 온라인 홍보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지난해 10월 말 한세엠케이의 NBA에서 자사 제품과 유사 제품을 출시해 매출에 직격탄을 입었다는 게 듀카이프의 핵심 주장이다.

듀카이프는 지난해 제품 홍보 차 참여했던 한 외부행사에서 NBA 상품기획팀을 만났던 사실을 들어 표절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인디브랜드페어에서 부스를 열고 마스크 모자를 홍보했는데 당시 한세엠케이의 NBA 상품기획팀이 듀카이프의 홍보 부스를 찾아와 '마스크 모자의 아이디어가 좋다'며 해당 제품의 사진을 촬영해 갔고 이후 NBA에서 비슷한 모자를 출시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행사 주최 측인 패션협회 관계자는 당시 NBA 상품기획팀이 행사 참관을 했던 사실을 확인해준 바 있다.

디자인 요소 표절을 둘러싸고 양 측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듀카이프 측은 기존 사례들처럼 단순히 마스크와 모자의 결합이 아닌 모자 챙의 아래 부분(호흡기 보호 시)과 모자 챙의 윗부분(패션 연출 요소 활용 시)에 사용자 필요에 따라 마스크를 전환 거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최초의 마스크 모자로 신규성과 독창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패션 스타트업 듀카이프는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NBA가 만든 마스크 탈부착 볼캡이 자사가 먼저 출시, 판매한 마스크 모자와 디자인이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한세엠케이를 고소했다. 사진 왼쪽은 듀카이프 제품, 오른쪽은 NBA 제품. /안옥희 기자
패션 스타트업 '듀카이프'는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NBA가 만든 마스크 탈부착 볼캡이 자사가 먼저 출시, 판매한 마스크 모자와 디자인이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한세엠케이를 고소했다. 사진 왼쪽은 듀카이프 제품, 오른쪽은 NBA 제품. /안옥희 기자

그러나 한세엠케이는 마스크 모자는 기존에도 시장에 있었고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존에 이미 '황사대비용 멀티캡' 등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었기 때문에 신규성과 독창성이 없다는 것이다.

NBA 표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디자이너 오 모 씨와는 챙이 올라가는 모자(폴더팝) 표절 의혹 관련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듀카이프 관계자는 "패션 디자인 영역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수사와 판단이 지금까지 중소, 인디, 스타트업 패션계의 주장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관적인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한세엠케이 "새로운 디자인 아냐…판매도 공식 중단"

이에 대해 한세엠케이 측은 "(오 씨와) 해당 소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최종 무혐의 판결이 나왔다"고 답했다. 회사 측은 마스크 모자를 둘러싼 분쟁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듀카이프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사태를 공론화하면서 경찰조사 결과를 떠나 이미 구설에 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마스크 모자가 매출이 잘 나오는 인기 모델도 아니고 분쟁이 불거져 판매를 공식 중단한 상태"라며 "현재 일부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것은 기존 소매상들이 판매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듀카이프가 한세실업 본사 앞 규탄 시위를 예고하면서 갈등이 재점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듀카이프는 한세실업과 한세엠케이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대응,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한세엠케이 표절 규탄 시위'를 15일 오후에 열기로 했다. 듀카이프가 한세실업과 한세엠케이 측의 대책이 나오기까지 시위를 지속할 방침이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듀카이프 측은 "국내 패션업계 고질적인 병폐인 표절 관행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패션 분쟁에 대한 공적이고 전문성 있는 자문기관이나 중재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응을 통해 패션계 무분별한 표절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돈과 권력, 막강한 법률 서비스로 스타트업의 과실만 따먹고 말살하는 대기업의 행태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세그룹 관계자는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에 대해 입장을 밝히긴 부적절한 것 같다"며 "기업 간 문제인 만큼 법적으로 명확하게 해결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공정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 '2세 경영' 닻 올린 한세그룹, 계열사 표절 구설에 '울상'

업계에선 한세그룹 계열사가 영세한 패션 스타트업 브랜드 표절 관련 분쟁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오너 2세들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세그룹은 지난해부터 오너 일가 자제들이 주요 요직을 맡으며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계열사 표절 논란 잡음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룹은 현재 창업주인 김동녕(74) 한세 예스24 홀딩스 회장의 장남 김석환(45) 예스24 대표, 차남 김익환(43) 한세실업 대표, 막내딸 김지원(38) 한세엠케이 상무가 모두 경영전면에 나선 상태다.

한세그룹은 지주회사 한세예스24홀딩스 아래 상장사인 한세실업과 한세엠케이, 비상장사인 예스24, 동아출판, 한세드림, 에프알제이 등을 두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이번에 신진 패션 브랜드 듀카이프와 디자인 표절 논란이 불거진 한세엠케이는 한세실업의 주력 자회사로 김동녕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 상무가 사업을 두루 챙기고 있다. 한세엠케이(옛 엠케이트렌드)는 2016년 한세실업으로 최대주주 변경,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브랜드 의류 도소매 사업과 TBJ, 버커루, 앤듀, NBA, LPGA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전년 대비 0.21% 오른 2674억70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 떨어진 37억4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25% 감소한 29억1000만원이었다.

모회사인 한세실업은 김동녕 회장의 차남 김익환 대표가 이끌고 있다. 글로벌 주요 패션브랜드에 ODM·OEM(제조자 개발생산‧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의류를 수출하는 벤더 기업으로 갭(GAP)·나이키(NIKE)·자라(ZARA) 등 유명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월마트‧타깃 등 글로벌 대형 유통 매장의 자체상표(PB)도 납품한다.

한세실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35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 떨어진 496억4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16% 감소한 375억8000만 원이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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