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에서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고 있다. /국회의원회관=지예은 기자

김 교수 "공매도 전면 금지…국제적 정합성 맞지 않아"

[더팩트ㅣ국회의원회관=지예은 기자] 최근 주가 하락장에서 공매도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증가했다는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공매도 제도는 폐지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공매도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공매도 제도, 이대로 괜찮은가?'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매도 규제 위반에 대한 제재 수준이 기본적으로 낮아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며 "위반 행위 횟수와 정도에 따라 자율 규제 혹은 공적규제 차원에서 영업정지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자본시장법상 규정을 위반한 공매도를 시장 질서 교란 행위로 규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운용자산과 수탁액의 규모, 거래실적 등 시장거래 참여율 정도에 따라 일별, 주별, 월별 차입 공매도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무차입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징역·벌금 등 형벌 부과와 함께 부당이득의 1.5배까지 환수할 수 있는 과징금 부과 근거를 마련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방침에 대해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차입 공매도 문화를 확대한다고 해서 얼마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정의정 희망나눔 주주연대 이사, 황성환 타임폴리오 대표이사,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실장,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영열 경실련 공매도 제도개선 TF 자문위원, 엄준호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 상무(맨 왼쪽부터)가 참여해 공매도 제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국회의원회관=지예은 기자

지난 4월 삼성증권 배당 사태를 계기로 금융위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금융을 통해 차입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와 수량, 대차서비스 참여 증권사의 수를 확대하는 방향의 공매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그는 공매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공매도 자체가 선악을 다투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공매도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럴 경우 금융 후진국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선진국에서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투자기법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국제적 정합성에 맞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한 "개인은 기관이나 전문투자자에 비해 시장을 보는 시각이나 정보 분석 능력, 흐름을 읽는 능력 등이 낮은 편"이라며 "(이것이) 하락장에서 손해가 많이 발생하게 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병욱 의원을 비롯해 발제자인 김병연 교수,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실장, 엄준호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 상무, 황성환 타임폴리오 대표이사, 장영열 경실련 공매도 제도개선 TF 자문위원, 정의정 희망나눔 주주연대 이사가 패널로 토론에 참여했다.

j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