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신한금융에 시총 앞선 지 1년 4개월 만에 추월 당해[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IR(기업설명회) 대장정에 나섰다.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에 내어준 '금융 대장주' 자리를 되찾기 위함이다.
11일 KB금융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지난 4일 미국으로 떠났다. 시카고와 보스턴에서 열리는 IR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이) 4일부터 9일까지 기업설명회를 참석하며 주말쯤 귀국 예정"이라며 "주요 투자자와 주주를 직접 만나 KB금융의 경영 성과와 주요 경영 현안, 중·장기 전략 방향 등을 설명하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앞서 윤종규 회장은 윌리엄 블레어 투자은행과 피델리티 운용사 등 주요 투자자와 주주를 만나는 것으로 계획됐다. 최근 국내 은행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윤 회장이 직접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KB금융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KB금융 관계자는 "내달에는 (윤 회장이) 일본 기업설명회에도 직접 참여할 예정"이라며 "아직 정확한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3~4일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유럽 IR 일정도 계획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11월 취임한 윤종규 회장은 지난 7월 첫 해외 기업설명회에 나섰다. 그는 당시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IR 행사를 열었다.
윤종규 회장이 적극적으로 해외 IR 투어에 나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지난달 말 KB금융이 신한금융에 '금융 대장주'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7년여 만에 시가총액에서 신한금융을 앞지른 지 1년 4개월 만이다.

KB금융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대장주 자리가 중요하다. 외국인 주주 비중이 70%에 이르며 미국인 투자자의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대개 투자 성향에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큰 손'으로 집중 매수하는 경향을 보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에서 신한금융은 20조5566억 원, KB금융은 19조9857억 원을 기록하며 약 5700억 원 격차를 보이고 있다.
KB금융 주가는 올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로 주가 흐름이 부진한 경향을 띄는 것도 있지만 특히 KB금융 주가 하락폭은 다른 금융주보다 더 컸다.
이에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의 명예 회복을 위해 해외 출장길에 적극 나서며 주가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시절을 보냈을 때에도 수 차례 IR 행사에 참석해 국내외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해왔다.
한편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14년 선임 이후 지금까지 총 10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가 보유한 KB금융 주식은 지난 6월 말 기준 1만8000주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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