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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이색계열사⑮] 불황에도 성장하는 KT&G 호텔사업, 비결은?
입력: 2018.11.05 05:00 / 수정: 2018.11.05 11:33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사업 주체는 KT&G 계열사 상상스테이로 세계 1위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해 운영 중이다. /상상스테이 제공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사업 주체는 KT&G 계열사 상상스테이로 세계 1위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해 운영 중이다. /상상스테이 제공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최우선 가치도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은 경제적 가치를 사회적 가치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주요 그룹의 이런 노력은 아직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반도체' 세계 1위 기업 삼성이 다문화 여성을 대상으로 커피 제조 전문가 바리스타 육성 교육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나선 현대자동차가 지역 특산물 판매와 유통을, 통신업계의 '맏형' SK가 산림을 가꾸고 나무를 심는 조림사업을 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더팩트>는 국내 주요 그룹의 '이색 계열사'를 살펴보고 왜 이런 기업을 운영하는지에 대한 역사와 배경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편집자 주>

코트야드 남대문 호텔과 KT&G 계열사 홍삼 제품 등과 시너지

[더팩트ㅣ남대문=장병문 기자] 지난 2월 캐나다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단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며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대회 전 서울 남대문 인근 호텔에 짐을 풀었다. 낯선 땅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던 터라 긴장감이 역력한 채 한국을 방문했지만 이내 평상심을 회복했다. 호텔 측이 선수들의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피겨 스케이팅 사진으로 선수들의 방을 꾸몄기 때문이다. 호텔의 소소한 배려였지만 선수들은 큰 감동과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골수암을 앓는 11살 A 군은 가족과 서울 여행을 하고 멋진 숙소에서 잠을 자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A 군의 부모는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에는 살림이 넉넉하지 못했다. 이 사연을 접한 호텔은 A 군과 가족들을 초대해 남산과 남대문이 훤히 보이는 방과 호텔의 모든 시설을 이용하게 해줬다. 호텔의 작은 배려에 A 군은 가족과 서울에서 행복한 추억을 남겼다. A 군 이후에도 호텔은 2명의 골수암 투병 중인 아이들과 가족을 초대했다.

◆ KT&G 호텔 사업, 인간의 삶 가치 높이기 위한 도전

호텔을 찾는 고객들에게 세심한 배려와 감동을 전하는 이곳은 KT&G 계열사 상상스테이가 운영하는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이하 코트야드 남대문)'이다. 담배와 홍삼, 제약 등의 사업을 하는 KT&G는 이미 오래 전부터 부동산 사업에 진출했다. KT&G의 호텔사업은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필수 조건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식(食)에 이어 주(住)로 확대하는 과정이다. KT&G는 인간의 삶과 닿아 있는 사업의 가치를 높이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담배와 홍삼 사업이 주력인 KT&G는 오래전부터 부동산 사업에 진출했지만 호텔 사업은 2년6개월에 불과하다. /남대문=장병문 기자
담배와 홍삼 사업이 주력인 KT&G는 오래전부터 부동산 사업에 진출했지만 호텔 사업은 2년6개월에 불과하다. /남대문=장병문 기자

KT&G 호텔 사업은 시작한 지 2년 정도에 불과하고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호텔을 둘러보면 KT&G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호텔 입구 마당에 깔린 배수관 뚜껑에 새겨진 'KT&G' 문구가 대표적이다. 호텔 로비와 방에 놓인 홍삼 제품들을 보면 이 호텔이 KT&G가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재차 느끼게 한다.

호텔 정문 앞에는 문인화 대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금석체를 낙관의 형상을 응용해 만든 조형물이 가장 먼저 투숙객들을 맞는다. '코트야드 남대문'은 외관보다 내부에 들어서야 호텔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호텔 2층 라운지에 들어서면 조명의 조도가 낮아진다. 이국적인 패턴이 새겨진 카펫과 원목 장식, 벽면을 장식한 그림, 가죽의 소파 등이 서양 호텔에 온 듯한 기분을 준다. 업무와 휴식을 함께 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특히 호텔 중앙 위로 뻥 뚫려 있어 시원한 느낌을 주는데, 저층에서도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면 호텔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엘리베이터는 모 기업 CF 배경이 되기도 했다.

사진 위는 2층 라운지에서 천장을 바라 본 모습. 아래는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
사진 위는 2층 라운지에서 천장을 바라 본 모습. 아래는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

다른 호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흡연실도 갖추고 있다. KT&G의 호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추측된다. 흡연실은 편안한 가죽 소파와 테이블이 세팅돼 있고 담배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강력한 통풍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호텔 곳곳에서 KT&G의 제품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라운지와 객실에는 KT&G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 정관장 제품 '홍삼달임액' '황진단' '홍이장군' 다보록' 등이 진열·판매되고 있다. 객실 샤워실에는 KT&G 뷰티 기업 코스모코스의 화장품과 목욕용품 등이 마련돼 있다. KT&G 자회사 상품과 '코트야드 남대문'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홍삼 판매가 투숙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호주 국적의 크리스토퍼 존스 코트야드 남대문 총지배인은 "홍삼은 한국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서양인들은 한국 문화를 접하고 싶어하는데 우리 호텔에서는 홍삼을 통해 한국을 느낄 수 있다. 저 역시 정관장을 먹고 있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호텔 라운지와 객실에 KT&G 계열사 제품이 진열돼 판매 중이다. 정관장은 면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호텔 라운지와 객실에 KT&G 계열사 제품이 진열돼 판매 중이다. 정관장은 면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 "최근 어려웠던 호텔사업, 우린 성장했다."

국내 호텔업계는 최근까지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 때문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고 북핵 위협 등 한반도 긴장 상태로 일본 관광객마저 줄어드는 등 위기를 겪었다. 그러면서 일부 호텔들의 투숙률은 30%대로 쪼그라들었다. '코트야드 남대문'은 이런 상황에서도 투숙률 70%대를 유지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오원택 상상스테이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5월 호텔 개관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원택 대표의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은 호텔업계 한파를 피해갈 수 있게 했다. '코트야드 남대문'이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오 대표의 사업 수완이 한몫한 셈이다.

오 대표는 "남대문과 명동은 서울의 명소로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다. 하지만 관광객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비즈니스 고객을 주 타깃으로 영업 전략을 짰다"며 "특히 한 국가 고객들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국가에서 고객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트야드 남대문'의 국가별 고객 비중을 보면 미국 30%, 유럽 20%, 일본 20%, 중국 20% 등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존스(왼쪽) 총지배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오원택 상상스테이 대표이사.
크리스토퍼 존스(왼쪽) 총지배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오원택 상상스테이 대표이사.

'코트야드 남대문'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성장했다. 상상스테이의 2017년 매출은 175억 원으로 전년도 95억 원보다 증가했다. 상상스테이의 호텔 사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그룹 내 비중은 미비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오 대표는 "호텔사업이 완전히 정착하려면 최소 3년은 필요하다. 호텔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대거 투입돼 이를 감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호텔 운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까지 호텔업이 어려웠지만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원래 KT&G '글로벌 영업통'으로 꼽힌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담배시장에서 수많은 계약을 체결하며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오 대표는 상상스테이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 자신만의 영업 전략으로 호텔 사업을 이끌고 있다.

전 세계 4100여 개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그룹 메리어트호텔과 제휴한 것도 상상스테이 호텔 사업이 연착륙한 요인으로 꼽힌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브랜드 중 가장 글로벌하게 진출해 있는 코트야드 호텔은 전 세계 40여 개국 1000개 이상의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오원택(오른쪽)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오원택(오른쪽)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존스 총지배인은 "코트야드 남대문의 최대 장점은 호텔 위치다. 국보 1호인 숭례문 앞에 위치해 덕수궁·경복궁·남대문시장·N서울타워·명동 등 주요 관광지 접근이 쉽다. 도보 5분 거리인 인근 지하철역 덕에 관광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고객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트야드 남대문은 5성 호텔을 지향하고 있어 시설 면에서 퀄리티가 뛰어나다. 또 해외 지점에서 쌓은 포인트를 이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기존 메리어트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임미영 코트야드 남대문 과장은 "우리 호텔은 브랜드 내에서도 우수한 호텔로 꼽히는데 수상 내역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텔스닷컴 선정 신규 100 호텔과 부킹닷컴 선정 고객 리뷰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메리어트 호텔에서 선정한 올해의 레스토랑으로 '코트야드 남대문' 내 '모모카페'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트립어드바이저 트래블리스 초이스 탑 25 호텔과 탑 25 서비스 부문에서 4위에 올랐다.

객실(사진 위)과 식당 창 밖으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객실(사진 위)과 식당 창 밖으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휴식 공간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코트야드 남대문'은 지난 2016년 5월 서울의 비즈니스·역사·문화 중심인 중구 남대문로에서 개관했다. 지하 4층에서 지상 22층 규모의 '코트야드 남대문'은 총 409개 객실이 있으며 직원 145명이 고객을 맞는다. 객실마다 49인치 LED TV·초고속 인터넷·편안한 침구가 갖춰져 휴식과 업무에 적합하다.

통유리 문 밖으로는 국보1호 숭례문과 남산타워 등 명소를 조망할 수 있다. 특히 22층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는 서울 시내를 파노라마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갖춰져 있다. 이곳 이용객은 미팅룸과 조식·저녁 스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 혜택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

2층은 로비와 레스토랑과 바 그리고 라운지 등이 위치해 있어 투숙객뿐 아니라 인근 지역 직장인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호텔 2층 모모카페는 메리어트 호텔 선정 올해의 레스토랑으로 뽑혔다.
호텔 2층 '모모카페'는 메리어트 호텔 선정 올해의 레스토랑으로 뽑혔다.

레스토랑인 '모모카페'는 신선하고 자연 친화적 재료로 만든 인터내셔널 뷔페와 일품요리를 선보인다. '모모 라운지 & 바'는 다양한 주류와 스낵을 제공해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최대 150여 명까지 수용 할 수 있는 5개 다목적 미팅룸도 있어 비즈니스 행사부터 돌잔치·스몰 웨딩 등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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