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CEO 성적 진단③] 손태승 우리은행장, '지주사 전환' 코앞…회장 겸직할까
  • 이지선 기자
  • 입력: 2018.11.05 06:00 / 수정: 2018.11.06 16:41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1월 행장 대행 업무를 맡으면서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공식 취임 5개월만에 숙원 사업이던 지주사 전환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인 경영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윤호 기자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1월 행장 대행 업무를 맡으면서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공식 취임 5개월만에 숙원 사업이던 '지주사 전환'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인 경영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윤호 기자

올해 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저마다 '최고'를 경신하면서 은행권 수장들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실적 기준 5대 은행으로 꼽히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수장의 경영 전략은 국내 금융 전반을 이끄는 주요 역할을 한다. 은행 수장들 모두 1년 이상 조직을 이끄는 '간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더팩트>는 이들의 성과를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은행, 또 우리 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손태승 갑작스런 위임에도 '안정적 운영' 평가…글로벌 부문 성과 '톡톡'[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지난해 12월 선임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곧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사실상 지난해 11월부터 행장 대행을 맡아오면서 실질적으로 우리은행을 이끈지는 1년이다. 손 행장은 갑작스럽게 맡은 행장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면서 '지주사 전환'도 무난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글로벌 부문 경험으로 해외 영업 '강화'…최대실적 견인

손태승 행장은 지난해 11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와 연계되면서 행장직을 내려놓자 행장 대행 업무를 수행하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손 행장은 채용과정 등에 대한 내·외부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인사 원칙을 다잡으면서 조직 안정화를 추진했다.

손 행장은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한일은행 시절 국제부와 뉴욕지점 과장을 거쳐 2006년에는 우리은행 LA지점장을 맡았고, 2015년부터는 우리은행 글로벌 그룹장으로 선임돼 해외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손 행장 주도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점포가 총 351곳으로 늘었다.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지점이 410개가 되면서 세계 20위권 은행에 들기도 했다. 아시아를 기준으로 하면 7위 수준이다.

손 행장은 또한 올해 3분기 우리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3분기까지 우리은행은 1조9034억 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2위 신한은행과의 격차는 약 130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실적이 크게 성장한 셈이다.

이와 같은 성과에 힘입어 손 행장은 한국전문경영인 학회가 선정한 '전문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행장 취임 이후 자산관리·자본시장·글로벌 위주 수익 확대 전략으로 수익 창출 능력이 한층 성장했다"며 "지주사로 전환되면 비은행 부문 사업 다각화로 그룹 수익기반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행장은 지주사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관치금융을 벗어나기 위한 민영화 추진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팩트 DB
손태승 행장은 지주사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관치금융'을 벗어나기 위한 민영화 추진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팩트 DB

◆ 핵심 과제 '지주사 전환'…민영화·지배구조 해결 필요

손태승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외쳤다. 포부를 증명하듯 손 행장은 취임 5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숙원 사업 해결에 나섰다.

현재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은 이사회 의결까지 마친 상태다. 오는 7일 금융위원회 정례 회의에서는 지주사 전환 인가 여부가 판가름난다. 주주확정기준일이 오는 15일이므로 그 안에 인가 결정이 난다면 무난하게 지주사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남은 것은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다. 지난달 1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이후 지배구조와 관련해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주권 행사나 의사표시를 할지는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우리은행 지주사가 출범되면 회장은 손 행장이 겸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조 등 내부에서도 겸임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를 편입하고, 경영을 안정화시킨 이후에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도 될 것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다만 겸직 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은행이 주력 계열사다 보니 손 행장이 지주사 전체를 총괄한다면 은행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지주사 회장 선출 관련 논의를 지주사 승인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오는 23일로 예정돼있는 만큼 그전까지 회장 후보를 결정해 회의에서 이에 대한 결의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손 행장이 해결해야 할 것은 '정부 잔여 지분 매각'이다. 옛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01년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출범했지만 이후 민영화 작업을 위해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2014년 해체됐다. 현재까지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18.4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이후 지배구조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회수하는 것이 책무"라면서 "시장이 원하는 회장을 선출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치금융'에 대한 지적이 또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 행장이 지주사 전환 이후 잔여 지분 매각까지 무난하게 마치며 이른바 '관치'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 행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민영화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이 결정할 문제"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도 "최대한 빨리 지분 매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atonce51@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