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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엽기 행각' 양진호 악행 파문에 '등 터지는' 회사 직원들
입력: 2018.11.04 05:03 / 수정: 2018.11.04 05:03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과 엽기적인 행각이 폭로되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과 엽기적인 행각이 폭로되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김민구·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이성락·서민지·안옥희·이진하·이한림·지예은·정소양·이지선 기자, 김서원 인턴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지선 기자] 평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지난주, 여론을 들끓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탐사보도 매체가 여러 웹하드 업체를 소유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이른바 '갑질'을 폭로하고 나선 것이죠. 양 회장이 직원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가학적인 행각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노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양 회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양 회장은 형식적인 사과만 남기고 자취를 감춰 버렸죠. 이외에도 지난 한 주에는 아이폰XS 정식 출시 행사와 한국 증시 '폭락세'에 대처하는 토론회, 철강업 전시회 등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먼저 양진호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 현장 뒷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경찰이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본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양진호 회장은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고 불법 피해 영상물 유통을 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판교=임세준 기자
경찰이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본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양진호 회장은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고 불법 피해 영상물 유통을 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판교=임세준 기자

◆ 끝 없는 엽기행각 '양진호 파문' 일파만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과 가학적인 행각이 담긴 영상과 증언이 폭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들은 '양진호 악행 파문'이 워낙 커서 이번 주 기업 관련 이슈나 소식은 수면 아래로 사라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2일 경찰이 사무실과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죠.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이날 경찰이 양진호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 10곳을 전격 압수수색 했습니다. <더팩트> 취재진도 이날 오전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본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사무실을 찾았는데요. 직원들은 논란을 의식한듯 외부 시선을 피해 '폐문'으로 출입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을 향해선 "찍지 마라. 신고한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는 양 회장의 상식을 벗어난 폭행에 사실상 방관자적 행태를 보인 직원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여론을 의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맨 처음 공개된 영상에서도 동료 직원이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도 했죠.

-비록 양 회장이 사과문에 "모든 잘못은 제게 있으며, 직원들이 불의에 침묵하게 된 연유도 모두 저의 독선적 행태로 인한 것이므로, 그 간 묵묵히 일에만 전념해 온 직원들에 대한 비난을 거두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여론은 쉽게 수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서 누리꾼들은 "직원들은 엽기적인 행각 뿐 아니라 불법 촬영물 유통도 방관했다"며 "사실상 불법적 행각에 일조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인간이기를 포기한 '나쁜 오너' 양진호 회장 때문에 직원들도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지만 그동안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엽기행각의 죄책감이 1도 없는 양 회장 그늘에서 직원들은 숨 쉬기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죠. 누군가는 "'밥 벌어 먹고살려고' 다닐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 회장 때문에 직원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든 피해자처럼 나도 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그들을 옥죄지 않았을까요.

-도대체 양진호 회장은 어디 있나요.

-이날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사무실에선 양진호 회장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양 회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려 피해 직원을 찾아가 사과한다 했지만, 현재 사실상 잠적한 상태입니다.

-사과문에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 회장직 내려놓겠다"고 했죠?

-네. 지분으로 회사를 쥐고 있는 양진호 회장이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모두 책임을 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 회장이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 운영 회사들의 지주회사격인 한국인터넷기술원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으로 모든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론이 사과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경찰이 40여 명의 전담팀을 꾸리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인데요. 양진호 회장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나요?

-네, 현재 양진호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5가지에 달합니다. 또한 3일 폭행 피해자 A씨가 경찰에 출석해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에 임한만큼 수사 과정에서 혐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양진호 회장이 실소유한 웹하드 업체들이 불법 음란 영상 및 불법 피해 영상물을 유통해 거액의 수익을 창출했다는 논란도 있죠.

-위디스크 등에서 성범죄 영상을 방치했다는 혐의로 양진호 회장은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중이었습니다. 지난 9월에도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받았는데요. 여기에 경찰이 수사를 확대해 폭행, 동물 학대 등 최근 영상 공개로 알려진 혐의를 병행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기존 웹하드 수사TF팀에 광역수사대 형사를 추가로 투입해 40여명의 합동수사팀을 구성했죠. 디지털 성범죄, 폭행 등 두 방향 수사를 마친 뒤 양진호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습니다.

-이번 영상으로 알려진 건 빙산의 일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인 행각이 추가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죠.

-양진호 회장은 2013년 12월 한 대학 교수를 집단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전처와 외도를 의심하고 B교수를 집단폭행하고 가혹행위와 함께 맷값 200만 원을 강제로 준 것으로 알려졌죠. B교수가 집단폭행 충격과 보복 우려로 사건 발생 4년 만에 이를 고소했는데 당시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양 회장을 풀어줬습니다.

-이번에 이 사건과 관련 직원 증언이 추가로 나왔고 검찰의 봐주기 수사와 법조계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건도 다시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습니다. 앞서 양 회장은 폭행 영상을 마치 '기념품'처럼 소유해온 것으로 드러났죠. 경찰은 이 폭행과 관련된 증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진호 회장의 엽기행각이 연일 폭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인간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과 단순히 갑질이라 부를 수 없는 충격적인 행태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웹하드로 유통됐던 '음란 영상'이 '불법'이라는 인식도 더욱 널리 퍼지면서 이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간의 양 회장의 각종 불법행위와 여죄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사법처리 등 엄정하게 조치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죠. '양진호 파문'이 어떻게 흘러갈지 경찰 수사 상황을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일 KT의 아이폰XS 시리즈 공식 출시 및 국내 아이폰 도입 10주년 기념행사에 이원구 씨(위 사진 가운데)와 그의 아내(아래 사진 오른쪽)가 함께 경품에 당첨됐다. /서민지 기자
2일 KT의 '아이폰XS' 시리즈 공식 출시 및 국내 아이폰 도입 10주년 기념행사에 이원구 씨(위 사진 가운데)와 그의 아내(아래 사진 오른쪽)가 함께 경품에 당첨됐다. /서민지 기자

◆ 될 사람은 된다? '아이폰XS' 출시 행사서 나란히 경품 받은 부부

-IT업계를 비롯해 많은 소비자들이 기다리던 소식이죠. '아이폰XS' 시리즈가 출시됐다면서요.

-네, '아이폰XS' 시리즈가 2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는데요.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공식대리점과 온라인몰에서 아이폰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개통을 시작했습니다.

-KT의 경우 2009년 11월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들여왔던 만큼 '아이폰XS' 시리즈 출시와 함께 아이폰 국내 도입 1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하던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행사는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그동안 KT의 아이폰 개통행사는 선착순이었던 데다 '1호 개통자'에게 다양한 경품을 주면서 줄서기 경쟁이 상당했는데요. 이번에 KT는 사전예약 가입자 중 100여 명을 행사에 초대했고, 오는 순서에 따라 참석자들이 비표를 챙겨 행사장에 들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여유롭게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과거에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통신사 앞에서 며칠 밤을 새우던 것과 달리 행사 시간에 맞춰 오는 이들이 많았죠. 다만 '첫 번째' 타이틀을 갖고 싶은 이들의 열의는 대단했는데요. 비표 '1번'을 받은 가입자는 행사 시간 1시간 30분 전인 오전 6시쯤 왔다고 하네요.

-추첨을 통한 방식이니 일찍 오는 것에 대한 경쟁은 확실히 없었겠네요. 경품 증정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요?

-로또에서 공을 뽑는 방식으로 추첨이 이뤄졌는데요. 경품 추첨 과정에서 신기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두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가 있었는데요. 이른 시간 유모차를 끌고 행사장에 올 정도로 열의를 보인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도 쏠렸죠. 저 또한 바로 인터뷰를 진행했고요.

그런데 경품 추첨에서 남편이 1등 상품인 맥북프로를, 아내가 특별 상품인 신한금융투자 100만 원 해외주식을 받게 되면서 모두 놀라는 분위기였어요. 부부가 한 번에 경품을 받으니 우연임에도 신기했죠.

그런데 남편이 과거 아이폰 '1호 개통자'라고 하더군요. 행운이 겹친 만큼 이를 알아본 진행자가 "될 사람은 된다"며 장난을 치기도 했죠. 이 남성은 시간에 맞춰 행사장에 찾았는데, 1등 상품을 받으면서 또다시 첫 번째로 아이폰을 개통하게 됐습니다.

-얘기만 전해 들어도 정말 부럽네요. 부부가 함께 경품에 당첨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네, 아이폰 국내 도입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긴 했지만, 참석자 100여 명 중에 당첨된 사람은 11명에 불과합니다. KT는 이날 경품으로 맥북프로(1명), 신한금융투자 100만 원 해외주식(1명), 애플워치4(2명), 아이패드(3명), 에어팟(4명) 등을 제공했습니다.

-지켜보는 사람도 신기하고 즐거운 행사였을 것 같네요. 이번에 나온 '아이폰XS' 시리즈 가격은 얼마인지도 궁금하네요.

-'아이폰XS' 시리즈는 최대 200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 고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죠.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국내 출고가 기준 아이폰XR은 99만~118만8000원, 아이폰XS는 136만4000~181만5000원, 아이폰XS맥스는 149만6000~196만9000원입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이 등장했다가 토론 시작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국회도서관=지예은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이 등장했다가 토론 시작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국회도서관=지예은 기자

◆ 이수철 국민연금공단 실장, 토론 5분 만에 전주행 열차로…이유는?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김병욱 의원실 주최로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그간 공개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던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전략실장이 등장했는데요. 당시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말씀하신 대로 이수철 실장이 이날 토론장에 패널로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 실장으로, 651조 원(8월말 기준)을 굴리는 '자본시장의 큰 손'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의 투자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민연금 기금 운용 전략에 관심이 쏠린 것이죠. 또 국민연금이 '공매도의 배후'로 지목되며 세간의 비판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기에 이 실장의 '입'을 통해 밝혀질 국민연금의 입장에 주목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이 실장 외에도 주최자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구훈 골드만삭스증권 전무, 이진영 NH자산운용 본부장, 구용욱 미래에셋증권 상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국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최석원 SK증권 상무 등 패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당시 하루가 멀다하고 국내 증시가 폭락했기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취재진들 역시 이들의 토론에 관심이 매우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군요. 약 12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 인걸로 알고 있는데요. 금융 전문가들이 다수 모인 자리인 만큼 상당히 의미 있는 토론들이 오고 갔을 것 같은데요.

-두 시간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정된 토론회였지만, 이날 축사만 50분가량 연달아 이어졌습니다. 사실 국회 토론회에 가보면 축사가 줄을 잇는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유달리 내빈들이 끊임없이 나타나자 방청석 곳곳에서는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수군거리면서 분노를 표하는 일부 방청객들도 존재했죠.

-'축사 릴레이'가 이어졌군요. 물론 내빈들의 축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겠지만 120분 토론회의 반 정도가 내빈 축사로 채워져 있었다니 조금 놀랍긴 하네요.

-이날 토론회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2000선(코스피 지수) 마저 내줄 정도로 폭락한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여당과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현실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외 5명의 의원들이 줄줄이 단상에 올라 축사에 이어 기념사진까지 촬영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다소 늘어지게 됐죠.

-그럼 이후에 토론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오전 11시부터 본격적인 토론의 장이 열리고 이수철 실장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는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기금운용 계획에 의해 움직인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줄이는 한편 다양한 해외자산에 분산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없었나요? 업계 종사자 이거나 증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기본적인 이야기 같은데요.

-네, 놀랍게도 이수철 실장의 발언은 그 정도였습니다. 이 실장은 간단한 의견만 말한 후 갑자기 전주행 기차를 타야 한다며 자리를 박차고 있어났는데요. 토론 시작 불과 5분 만의 퇴장이었죠. 방청석에 있던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취재진도 다소 황당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이수철 실장이 사전에 양해를 구했었나요? 왜 일찍 토론장을 벗어나야 했을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이런 해프닝에 대해서 현장에서는 "축사가 너무 길었다"던가, "이수철 실장과 주최 측이 토론 시간에 대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것 아니냐"는 후문이 돌았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의 연기금 전략과 내부 사정에 대해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아쉬웠다" "현 증시 상황에 있어 국민연금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의원들의 '축사쇼'가 길어져서 자리를 뜬 게 아니냐" 등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죠.

-최근 다시 증시가 활로를 찾는것으로 보이지만 대외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련한 토론회가 '용두사미'로 끝났다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특히 연기금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날아가 버린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깝네요. 앞으로 진행되는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의 보다 의미있는 토론을 기대하는 바 입니다.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는 SMK2018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사진 우측 하단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부스가 자리해 있다. /이한림 기자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는 'SMK2018'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사진 우측 하단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부스가 자리해 있다. /이한림 기자

◆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왜 거기서 나와?" 철강업 전시회 속 엉뚱한 존재감

-이번에는 철강업계 소식을 들어볼까요.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술의 장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습니다. 격년제로 진행해 이번이 5회 째를 맞은 'SMK2018(Steel Metal Korea 2018)'에는 2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킨텍스 제10홀을 가득 메웠다고 하는데요.

-네 이번 SMK2018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형업체부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중소업체, 투자처를 마련하기 위해 부스를 차린 해외 업체들까지 한 곳에 모여 자사 기술을 뽐냈습니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형업체인 만큼 전시장 내에서 가장 큰 곳에 부스를 차렸고 참관객들도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에 못지 않게 참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된 부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입니다.

-제가 아는 그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맞나요?

-네. 사진 작가들의 질 높은 사진 잡지로 잘 알려진 그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맞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미국의 전미지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취재물들을 영상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방송 채널도 보유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미디어업체인데요. 매달 세계, 탐험, 문화, 시사, 동식물, 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사진을 실은 잡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판도 나오고 있죠.

얼핏 생각해 보면 철강이나 비철금속 업종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업체이기 때문에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촬영한 철강 관련 사진들이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부스 앞에 모여 있던 참관객들도 꽤 많았거든요.

-그렇군요. 철강 전시회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어울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부스에 어떤 것들이 전시돼 있었으며 그 배경이 뭔지도 궁금하네요.

-일단 내셔널 지오그래픽 부스는 이번 SMK2018 열린 킨텍스 제2전시장 제10홀 참관객 출입구로 곧장 들어가면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카페테리아 바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 더욱 눈에 띄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해당 부스에는 단순히 매달 나오는 잡지의 정기 구독을 신청받고 판매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벤트에 응모하면 시중에서 2~3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한글판 세계지도를 경품으로 준다는 홍보 입간판도 세워놓았죠.

-현장에 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 관계자에 물었더니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지만 저희는 초청 받아서…"라고 말을 흘리며 부스를 찾은 참관객들에게 잡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주최 측에 물어보니 "참가를 신청한 업체만 부스를 낼 수 있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받았는데요. 그럼에도 내셔널 지오그래픽 부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부터 전시회에 견학을 온 100여 명의 교복 입은 학생들까지 부스를 가득 메우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죠.

-이를 두고 현장에 부스를 차린 중소업체들도 아리송하다는 표현을 보였는데요. 현장에서 만난 한 중소 철강업체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그렇다고 쳐도 업종과 관련이 없는 곳에 사람이 몰리니 좀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시회뿐만 아니라 박람회 등에서도 업체 규모나 인지도에 따라 참관객들이 한 쪽으로 쏠리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늘 있어왔는데요. 글로벌 보호무역 주의 등 좋지 않은 국내외 철강업 환경속에서도 현장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애쓰는 중소업체들이 엉뚱한 의미로 돋보이지 않게 된 부분은 약간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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