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우리은행의 내년 초 금융지주 전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중구=지예은 기자

위 사장, 첫 국감서 기본 정보 수집 부족 '혼쭐'

[더팩트ㅣ중구=지예은 기자]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선 첫 국정감사에서 동문서답 식의 답변으로 혼쭐이 났다.

위성백 예보 사장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그는 기본 정보 수집 부족으로 '헛방망이'만 연신 돌렸다.

먼저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위성백 사장에게 "예보가 우리은행에 투입한 미회수 공적자금 규모가 얼마나 되나"고 물었다. 그러자 위성백 사장은 "우리은행 보유 지분만큼의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점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우리은행 지주 전환을 얘기할 자격이 있나"며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은행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이미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 우리투자증권을 모두 매각한지 불과 몇 년 전이다. 다시 지주사를 전환해 증권과 운용을 매입해 다시 매각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이날 위 사장은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에 대한 김 의원의 질문에 "예보가 최대주주로서 공적자금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며 "분리 매각 시엔 덩치가 크다 보니 매각이 어려웠는데 부분 매각을 완료했다. 또한 현재 예보 보유 지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을 해서 새로 인수하겠다는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앞으로 고민해 의견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현재 은행 뿐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증권이나 보험 쪽도 편입해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가치가 높아지면 우리가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회수할 때 회수자금을 보다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위 사장은 취임 한 달 만에 맞이한 첫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지주사 관련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지 못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더팩트 DB

위 사장을 향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 의원이 위 사장에게 "계열사 매각한지 몇 년 되지 않은 시기에 또다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가 뭐나"고 묻자 그는 "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남아있는 지분이 적어서 지장이 없다"며 "현재 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목표고 그런 방향으로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예보는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이자 우리은행 지분 18.43%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날 위 사장은 명쾌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추진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18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이후 지배구조에 대한 개입 여부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우리은행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다"며 "회장·행장을 처음부터 분리할지 겸직할지 혹은 겸직하면 언제까지 하게 할지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은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안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논의의 핵심은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의 겸직 여부다. 예보는 이번 이사회에 우리은행의 최대주주로서 참여해 금융당국의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j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