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오른쪽)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열린 PGA투어 '더 CJ컵 앳 나인브릿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더팩트 DB |
CJ그룹, '더 CJ컵' 첫 대회 미디어 노출 효과 1668억 원
[더팩트ㅣ서귀포=장병문 기자] "총상금, 마케팅비, 대회 준비 비용 등 모두 합치면 300억 원가량 될 것 같은데요."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 컵 앳 나인브릿지(THE CJ CUP @ NINE BRIDGES)' 대회를 앞두고 CJ그룹 관계자가 대회를 위해 들어간 대략적인 비용을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외 홍보비용으로 100억 원가량 든 것으로 안다. 또 클럽 안에 대회용 임시 건물을 세우는 것만 수십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런 대회 준비 비용도 약 100억 원 정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더 CJ컵'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2억8000만 원 가량 많은 107억 원이다. 이 모든 것을 합치면 CJ가 이번 골프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대략 3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더 CJ컵' 총상금은 PGA투어 정규 시즌 대회 중 메이저 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를 제외하면 최대 규모다.
CJ그룹이 골프 대회에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이유는 광고 효과 때문이다. CJ 관계자는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마케팅 측면으로 볼 때 효과가 크다"면서 "특히 이번 대회에서 회사 대표 브랜드 '비비고'를 통해 한식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투입된 비용이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나인브릿지CC 관계자들이 PGA 투어 '더 CJ컵 앳 나인브릿지' 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서귀포=임세준 기자 |
앞서 CJ는 지난해 첫 대회가 나흘간 전 세계 227개국 10억 가구에 중계방송돼 1668억 원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창출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미디어 노출 효과가 매출로 직결된다고 볼 수 없지만 브랜드 인지도 향상은 결국 매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기대감에 따라 CJ는 2020년까지 비비고 매출을 1조9000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외 매출을 국내보다 많은 1조 원으로 정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부문 매출이 5조1102억 원이었는데 식품 브랜드 하나로 2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CJ그룹이 골프대회에 통 큰 투자를 하는 것은 이재현 회장의 '골프 사랑'이 반영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 회장의 조부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은 1세대 재벌가 가운데 골프를 가장 사랑했던 기업인으로 꼽힌다. 고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500개가 넘는 골프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질 만큼 대단한 골프 애호가였다.
호암의'골프 DNA'를 이어받은 이재현 회장은 나인브릿지 골프장을 건설할 때 최고의 골프장을 원했다. 그 결과 나인브릿지 골프장은 올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장'에서 23위에 이름을 올린 명문 골프장으로 우뚝 섰다. 이재현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골프에 식품사업을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야심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