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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쏠린 눈…지배구조·M&A 등 추측 무성
입력: 2018.10.16 12:38 / 수정: 2018.10.16 12:38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앞둔 가운데 회장 행장 겸직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남윤호 기자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앞둔 가운데 회장 행장 겸직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남윤호 기자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뒤 '종합금융그룹' 성장 위한 행보는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의 행보를 두고 업계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와 M&A(인수합병)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안이 다음 달 7일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당초 이달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영계획안을 수정·보완한 데다 국정감사 등이 겹치면서 시기가 미뤄지게 됐다.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후 회장·행장 겸직할까?

우리은행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지배구조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일과 8일 두 차례 간담회를 개최하고, 비공식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지배구조의 쟁점은 회장과 행장의 겸직 여부다. 지주사 전환 후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은 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겸직 체제가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겸직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에서도 겸임을 밀어주는 분위기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경계는 물론 비은행 계열사 편입 후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주사 전환 후 당분간 겸직 체제로 조직을 이끌다 M&A 등으로 몸집이 키워진 뒤 분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겸임을 반대하는 입장도 존재한다. 겸직 체제를 할 경우 은행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어 비은행 부문 성장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한 지난해 11월 KB금융지주와 올해 4월 DGB금융지주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면서 신한·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사와 BNK·JB 등 지방 금융지주사 모두 분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금융 당국의 의중도 중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016년 11월 과점주주들에게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했지만, 예금보험공사 지분율은 18.43%로 최대주주다. 당시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로 이를 지켜왔다.

다만 지배구조를 두고 정부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우리은행 지배구조와 관련해 "지분 18%를 갖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이 잘 되게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주권 행사나 의사표시를 할지는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지배구조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이후로 M&A 시장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 M&A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팩트 DB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이후로 M&A 시장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 M&A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팩트 DB

◆우리은행, M&A 시장 내 유력 인수 후보자로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뒤로 비은행 M&A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우리FIS, 우리신용정보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에 불과하다.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을 두고 우리은행이 주요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로 금융계열사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사는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롯데는 내년 10월까지 금융회사를 정리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면 카드업계에서 총자산 기준 3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우리카드(9조1000억 원)와 롯데카드(12조200억 원)의 총자산은 21조1200억 원 수준으로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뒤를 잇게 된다.

우리은행의 보험업 진출을 위해서는 롯데손해보험도 매력 있는 매물이다. 보험업계에 잠재 매물이 많은 만큼 신규 인가보다는 인수 쪽으로 가닥을 접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소형보험사의 경우 가격에서도 부담이 적다. 앞서 신한금융지주에 매각된 오렌지라이프를 비롯해 잠재적인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의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외에도 DGB금융지주에 매각된 하이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교보증권 등 증권사 매각설에도 우리은행은 인수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이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은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회사, 캐피탈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작은 기업 인수를 통해 자리를 잡고, 시너지 창출을 통해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산운용사 등 규모가 작은 부분부터 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주사 전환 후 조직 정비부터 인사, 재상장 등 할 일이 많아 아직 M&A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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