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사진)가 12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지선 기자

윤석헌 금감원장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책임"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중국 에너지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채권 부도 사태에 대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주관한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에게 책임론이 쏠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12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가 지급보증한 채권에 대한 부도 문제에 대해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사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김태우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불러 질의했다.

앞서 지난 5월 8일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CERCG가 지급보증한 자회사의 1억 5000만달러 규모 달러표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를 발행했다. 하지만 발행 3일만에 CERCG가 과거 발행했던 채권이 교차부도가 발생했고, CERCG가 보증한 ABCP도 부도처리됐다.

지 의원은 "ABCP 부도는 부실 위험을 알면서 채권을 판매한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신용평가사에 과실이 있다"며 김영대 대표, 김태우 대표, 권희백 대표,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차례로 "법적 책임은 누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영대 대표와 김태우 대표, 그리고 윤석헌 금감원장은 모두 "발행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에게 법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발행 주관사 대표로서 기업에 대한 충분한 실사가 없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사진)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지 의원 또한 한화투자증권이 채권 발행 전 직접 기업 실사 등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며 "미래에셋대우와 교보증권이 해당 기업과 관련해 채권발행을 준비하면서 실사한 결과 채권 발행을 포기했는데, 한화투자증권은 직접 기업에 대해 조사를 나간다거나 하지는 않고 채권 발행을 주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만 권희백 대표는 해당 사태와 관련해 "채권은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직접 실사할 의무는 없었다"며 "법적인 자문을 받기도 했고 법적 책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해당 ABCP는 증권사와 KTB자산운용사, 은행 신탁으로 판매됐다. 지 의원은 상품의 부도 위험을 알면서도 금융사가 판매를 이어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명확한 부도가 난 이후 판매를 중단했고 최초 부도 인지는 5월 18일이었다"며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해서 5영업일 동안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권을 매입했던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법적 책임이 있고 증권사들이 실사를 하지 못한 것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신용평가사 평가와 주관사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지상욱 의원은 "부실 위험이 있는 채권을 발행하고 나서 이제와 신용평가사, 주관 증권사 등이 각각 책임을 회피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금감원장이 철저하게 해당 사태에 대해 검사해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주요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에게 끼친 피해가 큰 만큼 구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atonce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