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27일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10개 코스닥 기업에 대한 상장 폐지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소액주주 집단행동 불사 "현행 재감사 제도 개선해야"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10개의 코스닥 상장사가 외부인의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상장 폐지 수순에 접어들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에 따른 무더기 상장 폐지로 인해 해당 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관리종목 10개 기업의 상장폐지가 결정돼 28일부터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한다. 정리매매 절차란 폐지 결정이 된 종목에 대해 투자자에게 최종 매매기회를 주는 기간을 말한다. 정리매매에 돌입한 기업 주식은 가치가 크게 떨어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진다.

상장폐지가 예정된 기업은 넥스지, C&S자산관리, 에프티이엔이, 감마누, 지디, 우성아이비, 트레이스, 레이젠, 위너지스, 모다 등이다. 이들 기업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거친 후에 10월 11일 최종적으로 상장 폐지된다.

이 기업들은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지난해 회계연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거래소는 앞선 19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이들 상장사가 21일까지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확정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상장 폐지가 결정됨에 따라 이들 기업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막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소액 주주단을 결성하고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상장폐지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재감사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한 10개 기업 소액주주단은 거래소의 상장유지요건 개정 적용이 무리했다고 지적하며 재감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소액 주주단은 거래소가 까다로워진 상장유지요건을 갑작스럽게 적용했다고 지적하며 재감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규정 개정으로 올해부터 외부 회계감사에 '디지털 포렌식'이 도입돼 재감사가 늦어지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12개 기업은 시가총액 1조2500여 원, 주주는 8만여 명에 달한다"며 "경영진을 처벌하되 기업은 살려 주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소액 주주단은 개별적으로 정리매매 금지 가처분신청서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중 감마누 주주단 측은 "재감보고서 제출 일정 연기와 관련된 예외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기업 회생 가능성을 막고 있다"며 "해당 기업은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매출도 급격히 증대되고 있지만 재감보고서 제출 기한이 턱없이 짧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에 대한 상장폐지 번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소 측은 이미 조건부 상장폐지 기한을 부여해 재감사를 위한 기간이 있었던 만큼 이의신청이나 상장폐지 번복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 주주단은 이런 거래소의 입장에 대해서도 "거래소의 무리한 세칙 개정안 적용으로 인한 대량 상장폐지에 대해서는 투자자 피해가 막심한 만큼 조처를 해야할 것"이라며 "상장폐지를 번복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법원 가처분 결정 전 정리매매를 보류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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