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융권 인사중에서는 유일하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별수행원으로 발탁됐다. /더팩트 DB |
꾸준한 남북경협 관심…향후 금융 진출 전망은?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발탁됐다. 국책은행 수장이 직접 평양으로 향하는 만큼 한반도 경제협력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1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남북 수행원 특별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계 인사 중에서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오는 18일부터 이 회장은 사흘간 이어질 정상회담 동안 북측과 접촉해 경제 협력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회장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11일 열린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도 "지난주 블라디보스톡부터 선양과 단둥의 분위기를 살피고 왔는데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며 "(북한 경제가) 발전 여지가 많이 있을 것 같고, 잠재력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이 방북 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것은 향후 진행될 남북 공동사업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평가에서다. 경제 협력 사업의 첫번째 과제로 꼽히는 북한 사회간접자본 관련 사업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금융 지원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북 사업이 주요 기간 산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산업은행의 역할이 다른 국책은행과 비교해도 더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방북이 철도·도로·전력 공기업 기관장들과 동행하는 자리인 만큼 북한 관계자뿐 아니라 기관장들 간에도 구체적인 지원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동걸 회장의 방북은 향후 남북 공동사업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장이 직접 나서는 만큼 구체적으로 금융지원 규모나 방식, 일정 등에 대해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북 경제협력 1호 대상으로 도로·철도 등 기간사업이 꼽히는 만큼 산업은행의 역할이 더욱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
앞서 산업은행은 대북 사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비해왔다.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는 기존 '통일 사업부'를 '한반도 신경제센터'로 확대 개편했고, '남북 경협 연구단'을 신설해 북한 관련 경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다만 북한 관련 사업은 규모가 큰 만큼 여러 금융기관이 협력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의 이번 방북으로 대략적인 경협 밑그림이 그려진다면 다른 국책은행들과 시중은행도 이에 맞는 대북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 또한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기반을 닦는 일부터 세부적인 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며 "큰 시장이지만 아직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독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중은행, 외국 금융기관까지 협심해서 경제 협력을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방북단에 포함된 사실 외에는 자세한 일정 등은 알 수 없다"며 "향후 논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청와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이 회장을) 수행단 명단에 포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섣불리 경협 여부를 확정 짓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 경제도 불안정한 만큼 투자 위험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북한 관련 사업은 잠재력이 크다고 느끼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정부 주도하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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